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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공시기와 사업방식을 두고 진통을 겪고 있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를 정부고시사업 대신 민간제안사업으로 추진하면 공사기간을 21개월 단축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1일 경기개발연구원에서 열린 GTX포럼에서 이옥환 삼보기술단 전무는 “민간투자사업 계획단계에서 정부고시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 본 타당성조사 및 기본설계를 거쳐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데 반해 민간제안사업은 경제성, 기술성, 재원대책 등을 민자적격성조사라는 1차 절차에서 마친다”며 이 같이 말했다.
GTX는 지난 4월 국토부의 제2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돼 추진이 확정됐으나, 사업추진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국토부는 정부재정을 고려해 민자사업으로 GTX 3개 노선을 동시 추진하되 최초 제안자에 대한 특혜 논란을 우려해 정부고시사업으로 추진하려는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이 사업을 최초 제안한 경기도는 GTX가 조기 착공하도록 민간제안 방식으로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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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이날 포럼에서 ‘GTX 조기추진을 위한 사업추진방식 검토’를 발제한 이 전무는 지난달 28일 착공한 GTX와 KTX 공용구간(수서∼평택)의 사업일정을 검토한 결과 “이 구간의 GTX사업을 민간제안사업으로 이달부터 추진하면 2019년 5월 완료하지만, 정부고시사업으로 하면 21개월이 늘어난 2021년 3월에나 완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앞서 이 전무는 “GTX 추진이 지연되면서 KTX 수서∼평택 구간에 GTX 중간역사 건설계획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GTX 중간역 설계와 관련기관 협의를 고려해 오는 9월까지 중간역 건설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전무는 “KTX 터널공사가 끝난 후 GTX 중간역사를 공사하면 막대한 사업비를 중복투자해야 하고, KTX의 안전성 확보도 곤란해진다”며 “터널공법상 KTX와 GTX 중간역사를 동시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KTX와 GTX의 전기, 신호, 통신, 기계 등을 통합운영하는 시스템 구축도 검토되지 않았다”면서“KTX와 GTX의 통합시스템을 조기에 결정해 공동관로, 신호·통신 기재갱, 횡단전선관로 등 노반 분야의 인터페이스를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GTX노선 주변에 각종 지하화 개발계획이 산재해 있는 만큼 기본계획을 조기에 확정해 우선 순위를 선점해야 다른 개발계획의 간섭을 받지 않고 GTX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전무는 GTX 사업추진을 앞당기기 위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맞춰 GTX(수서역)과 수서∼용문선 철도를 이용해 인천공항과 강원도 평창을 잇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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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주제발표 내용에 포럼 참석자들도 공감을 표했다. 대학교통학회 명예회장인 차동득 박사는 “GTX와 공용구간이라서 KTX 수서∼평택 구간을 정부가 사업승인한 건데 GTX 중간역사 없이 사업을 진행하면 나중에 비용과 안전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며 “GTX포럼이든 경기도든 이 문제를 조기에 건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경수 서울대 교수는 “GTX·KTX 공용역 동시착공은 전제조건으로 걸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다. 인천공항철도 건설 당시에도 지하철 9호선과 바로 연결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반영됐다”며 “GTX도 정부가 인정한 사업인 이상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영태 아주대 교수도 “KTX와 GTX를 바로 붙어 연결하는 역사를 건설해 환승거리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기주 아주대 교수는 “수서역의 경우 지하철 3호선, KTX, GTX, 분당선 등 5개 노선이 몰리는 엄청난 메가허브가 될 것”이라며 “환승거리를 짧게 하기 위해 GTX기본계획에 기술적인 인터페이스와 더불어 환승센터 구축을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정 경기도 철도과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와 연계해 인천공항철도에서 서울역, GTX(수서역), 수서∼용문선, 여주∼원주선을 거쳐 평창으로 가는 철도망을 정부에 제안하는 등 GTX 조기구축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도의 노력을 전했다.
한편, 이날 포럼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GTX포럼 공동대표인 박창호 교수는 포럼 차원에서 TF팀을 구성, GTX 조기구축 방안을 정부에 공식적으로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민성 경기도 GTX과장은 “전적으로 환영한다. 포럼 취지가 GTX 관련 현안에 대한 대안 제시인 만큼 포럼에서 나온 의견들을 정부에 건의하면 GTX 조기구축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