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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을 제외한 범 현대가 그룹사들이 한데 뭉쳐 5천억원 규모의 사회복지 재단을 만든다.
현대중공업그룹과 KCC[002380], 현대해상[001450], 현대백화점[069960], 현대산업개발 등 범 현대가 그룹사 사장단은 16일 오전 현대계동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규모의 사회복지재단인 '아산나눔재단'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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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나눔재단의 설립기금은 총 5천억원으로, 현대중공업그룹 6개사가 2천380억원을 출연하고, KCC 150억원, 현대해상화재보험 100억원, 현대백화점 50억원, 현대산업개발 50억원, 현대종합금속 30억원 등 나머지 범현대가 기업들이 380억원을 출연한다.
특히, 정몽준 의원이 현금 300억원과 주식 1천700억원 등 총 2천억원을 출연하고, 정상영 KCC 명예회장,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정몽석 현대종합금속 회장, 정몽진 KCC 대표이사 회장, 정몽익 KCC 대표이사 사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등 창업자 가족들도 사재 240억원을 출연한다.
그러나 해비치재단을 운영하고 있는 정몽구 회장의 현대차그룹과 현정은 회장의 현대그룹은 사회복지 재단 구성에 참여하지 않았다.
재단설립준비위원회 위원장은 정진홍 서울대 명예교수가 맡았으며, 이석연 전 법제처장, 김태현 성신여대 교수, 한정화 한양대 교수, 영화배우 안성기, 이병규 문화일보 사장, 최길선 전 현대중공업[009540] 사장 등이 준비위원으로 선임됐다.
재단준비위원회는 기자회견장에서 발표한 설립 취지문을 통해 "복지라는 단어가 생소하던 1977년 아산 정주영은 아산사회복지재단을 설립해 소외된 지역에 병원을 세우고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사회복지사업을 지원했다"면서 "경제적 격차가 커지고 사회적 갈등이 깊어진 지금 국가발전의 열매를 사회구성원의 일부만 누려서는 행복한 공동체를 기약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준비위는 "아산나눔재단은 양극화 해소를 위한 나눔의 복지를 실현하고 청년들의 창업정신을 고양하고자 한다"고 밝혀 향후 사업계획이 복지 및 청년 창업 지원의 양대축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내비쳤다.
정진홍 준비위원장은 그러나 재단 출범 시기 및 구체적인 사업 계획에 대해서는 "2-3주내에 출범할 것으로 예상하며 어떤 사업을 전개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단 측은 다만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적기에 필요한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창업자의 도전정신과 개척정신이 우리 사회에 많이 전파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향후 전개될 사업의 큰 방향을 제시했다.
정 위원장은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이 재단에 참여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 "그동안 진행해온 과정을 보면 (현대차나 현대그룹에) 제안을 하고 동의를 구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재단 구성에 참여한 오너 일가와 현대차그룹, 현대그룹과의 관계를 의식해서인지 조심스러워 하면서 "자연스럽게 집안 어른이 모여서 결정한게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정 명예교수는 이어 재단에서 현대중공업 오너인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의 역할에 대해 "최대주주 일 뿐 재단 이사회에는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