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유럽 위기확산에 코스피 추가급락 우려
  • 그리스 국가부도(디폴트) 우려가 점차 가시화되고, 프랑스와 이탈리아로 위기가 확산하고 있어 세계 증시가 당분간 몸살을 앓을 전망이다.

    국내 증권사 대표 애널리스트들은 14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매도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코스피가 1,700선을 고수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동양종금증권 신남석 리서치센터장 = 무디스가 프랑스계 은행의 신용등급을 낮춰 그리스 국가부도(디폴트) 우려가 커졌다. 예상보다 등급 강등이 빨랐다. 일본, 대만, 홍콩 등 주요 증시가 모두 약세였지만, 국내에선 오전부터 환율이 급등해 충격이 더 컸다. 유럽계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한다. 그리스는 이미 `사형선고'를 받은 상태다. 이탈리아로 그 파문이 미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쉽지 않겠지만 독일과 프랑스가 그런 방향으로 유도할 전망이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 = 추석연휴에 나온 악재가 한꺼번에 반영됐다. 프랑스 은행 신용등급 하향이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졌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자금을 더 많이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외국인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헤지펀드는 국내 주식 44조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는데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코스피는 예측의 영역을 벗어났다. 이탈리아 신용부도스와프(CDS)가 500bp를 넘겼다. 암담한 상황이다. 16일 유럽 재무장관 회의에서 독일이 적극적으로 대응해줘야 한다.

    ▲삼성증권 김성봉 시황팀장 =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원론적인 발언이 유럽 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으로 받아들여져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약세를 보였다. 오후에는 무디스의 프랑스 은행 신용등급 강등 소식이 맞물렸다. 추석연휴에 세계 주가지수를 끌어내린 악재들이 국내 증시에 뒤늦게 작용했다. 그렇다고 해도 이날 하락은 과도한 것으로 평가한다. 그리스의 디폴트 선언 등 대형 악재가 나오지 않는다면 단기에 1,700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은 적다. 1,700선 초반에서 지지될 것이다.

    ▲하나대투증권 양경식 투자전략부장 = 중국 원자바오 총리가 유럽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고, 무디스가 프랑스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강등해 악영향을 미쳤다. 환율은 폭등하고 주가는 폭락했지만, 그나마 채권 가격이 강세였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여전히 유럽이 문제다. 유럽 신용위기가 확산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리스 때문에 유로존 전체가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코스피는 1,700선 고수를 안심하기 어렵다. 이번이 네번째 테스트인데, 그리스 문제가 해소되지 못하면 1,700선을 내줄 수도 있다.

    ▲대신증권 이승재 연구위원 = 유럽 재정위기가 가장 큰 변수였다. 추석연휴 동안 세계 증시가 고전했는데, 한국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오후 들어 선물시장에서 백워데이션(현물 대비 선물 저평가)이 강하게 나타나면서 프로그램 매도가 나타났고, 그와 동시에 외국인 매도세도 커졌다. 당분간 국내 증시에서는 유럽 이슈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뚜렷한 호재가 없는 한 비슷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