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한 동굴에서 모기 퇴치용 약초로 만들어진 7만7천년 전의 깔개(매트리스)가 발견됐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9일 보도했다.

    남아공과 독일 등 국제 연구진은 남아공 북부 콰줄루 나탈주 시부두의 사암 절벽의 3m 두께 지층에서 골풀과 등심초 등 풀의 줄기와 잎을 겹쳐 촘촘하게 만든 매트리스 층이 최소한 15개 발견돼 옛 사람들의 창의성을 엿볼 수 있게 해 준다고 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동굴 거주인들이 동굴 바로 밑의 우통가티 강가를 따라 골풀과 등심초를 채취해 동굴 바닥에 깔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트리스의 재료로 사용된 식물은 대부분 전통약재로 널리 쓰이던 크립토카리아라는 상록식물로 밝혀졌는데 이 식물의 잎을 찧으면 벌레를 쫓는 냄새가 난다.

    연구진은 "이부자리를 만드는데 이런 식물을 선택했다는 것은 시부디 동굴 거주인들이 주변의 식물과 그 약리작용에 관해 잘 알고 있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발견된 매트리스는 세밀한 분석 결과 여러 차례 보강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주변 조사 결과 동굴 주민들은 7만3천년 전부터 깔개를 주기적으로 불태운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주민들이 해충을 없애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는 주거지 유지라는 새로운 용도로 불이 사용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매트리스가 단지 잠자는데만 사용되지 않고 앉거나 일하는데도 편안한 깔개가 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이 동굴의 사암층에서 발견되는 매트리스의 밀도는 5만8천년 전을 기점으로 점점 높아지고 화덕과 잿구덩이의 수도 극적으로 늘어났는데 이는 아프리카내 다른 집단과의 교류를 통해 인구가 증가했을 개연성을 보여주는 증거로 해석되고 있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 전의 것인 이 이부자리가 구멍뚫린 조개껍질, 사냥용으로 추정되는 날카롭게 간 뼈, 활과 화살 기술, 올무와 덫, 접착제 등 남아프리카의 다른 현생인류 활동 흔적과 대략 시기가 일치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