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만5천원(2.31%) 오른 110만5천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종전 최고가는 12월12일 108만4천원이다.

    작년 8월19일 52주 최저치인 67만2천원을 기록한 주가가 5개월도 안 돼 64.4% 급등했다. 그 사이 코스피가 1,744.88에서 1,875.41로 7.5% 오른 것과 비교해 8배가 넘는 상승세다.

    시가총액은 162조7천658억원으로 처음 160조를 넘어섰다.

    단기간에 주가가 극적으로 반등한 것은 글로벌 불황 속에서도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스템 반도체, 스마트폰 등 거의 모든 사업부에서 후발업체들을 완벽하게 따돌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분기에 애플을 제치고 스마트폰 전 세계 점유율 1위를 달성했고 스마트폰 판매 호조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이미지센서 등 휴대기기 부품 및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판매에도 활기를 불어넣었다.

    가장 높은 목표가 142만원을 제시한 김성인 키움증권 IT총괄 상무는 "과거의 잣대로 삼성전자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삼성전자는 LCD를 제외한 부분에서 승자독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국 홍수라는 돌발 악재 탓에 작년 기대에 못 미쳤던 메모리 사업부 실적이 올해 평년 수준으로 회복한다면 주가는 142만원 이상으로 튀어오를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25개 국내 증권사의 목표가격 평균은 125만1천원으로 현 주가보다 13.2% 높다. 하지만 앞으로 차익매물 출회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있다.

    지난 한 달간(12월5일~1월3일) 투신은 삼성전자를 3천701억원 어치 순매수하며 적극적인 매수를 보였으나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3천265억원, 6천788억원을 순매도해 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날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는 개인의 순매도 1위(-1천297억원) 종목이다.

    송호근 대우증권 연구원은 "차익매물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이 때문에 주가가 많이 내리지는 않을 것이다. 삼성전자의 기업가치는 LG전자, 하이닉스 등 넘버2 업체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기 때문에 지금의 경쟁력만 유지하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삼성전자의 주가는 6일 발표되는 4분기 실적 잠정치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대체로 4조7천억원 이상을, 일부 증권사는 5조원 이상을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