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협상과 원전 수주 재협상, 예기치 않은 성과배석자 없이 단독회담 30분, 정상간 의지 확인
  • 터키를 국빈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자원 외교에서 또 한 번의 성과를 얻었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사실상 중단됐던 한국 기업의 터키 원자력발전소 수주 협상을 재개키로 한 것. 특히 FTA의 경우 올 상반기 내라는 시점까지 잡혔다. 정부 내에서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터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와 단독 회담을 통해 이 같은 성과를 이끌어냈다. 정부 측 관계자는 “2가지 문제 모두 이 정도로 긍정적으로 풀릴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지만, 배석자 없이 진행된 단독회담을 통해 이끌어낸 합의인 만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 ▲ 터키를 국빈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아딜레 술탄 궁전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와 '한-터키 FTA'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 터키를 국빈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아딜레 술탄 궁전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와 '한-터키 FTA'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양국 정상은 30분가량 열린 단독회담에서 FTA 체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서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르도안 총리는 “형제 국가인 한국이 터키 원전 2기를 건설해주기를 희망한다”는 말도 했다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전했다. 특히 그동안 문제가 됐던 몇 가지 문제에 대해서도 유연하게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흑해 연안의 시노프 원전 총 4기(APR 1400) 중 원전 2기 건설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우리가 터키 내 원전을 짓고 직접 운영을 해서 전기요금을 받아 보전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최금락 홍보수석은 “이 대통령과 에르도안 총리는 양국 에너지 관련 장관들이 조만간 원전 건설 협의에 나서도록 했다. 이는 원전 협상이 공식적으로 재개되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수석은 “그동안 원전 입지와 전기요금, 지급보증 문제 등을 둘러싸고 양국 간 이견이 있었으나 이들 문제에 대해 절충할 의향을 갖고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에르도안 총리는 프랑스 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이 대통령에게 원전에 대한 재협상을 요청해왔다. 지난해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를 계기로 일본의 원전 기술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반면 한국의 기술력에 대한 재검토가 시작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회담 이후 수도 앙카라로 이동할 때 오찬 회담에 배석한 몇몇 터키 장관들을 전용기에 태웠다. 양국 간 친교 관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