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없는 주부, 은행권 문턱 높아젊은 입맛 겨냥 ‘치즈밥’ 메뉴 적중
  • ▲ ‘치즈밥있슈’ 창업 서미순 사장(왼쪽)과 언니 서미영씨 ⓒ뉴데일리
    ▲ ‘치즈밥있슈’ 창업 서미순 사장(왼쪽)과 언니 서미영씨 ⓒ뉴데일리

    서경대학교 앞 ‘치즈밥있슈’. 학교 내 식당을 방불케 할 만큼 학생들이 북적거린다.

    식당 사장님 서미순(43.여)씨는 2010년 8월 노량진점이 성공하자 지난해 3월 서경대점을 오픈했다. 평범한 주부였던 2년전이라면 엄두도 못 낼 일이었다. 40대가 되자 자녀들도 엄마의 손길을 덜 필요로 하면서 여유시간이 생겨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싶었다.

    하지만 직장경험이 없어 취업을 하는 것은 어려웠고, 자금이 없어 창업을 시작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막상 사회에 뛰어든다고 생각하니 겁도 났다.

    서사장은 “친언니가 ‘치즈밥있슈’라는 프랜차이즈 식당사업을 하면서 저에게도 계속 해보라고 권유했어요. 돈도 없고 경험도 없어 계속 거절했었죠. 남편에게 창업에 대해 얘기해 봤지만 반대를 심하게 했었습니다. 무엇보다 ‘내가 잘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자신감이 없었어요. 창업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큰 과제였습니다.”라고 말한다.

    직장생활 경력이 없어 일반 시중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는 것은 어려웠다. ‘치즈밥있슈’ 대표인 친언니 서미영씨(45·여)의 도움으로 미소금융과 소상공회의소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정보를 들었다.

    주 메뉴는 김치알참치치즈밥, 김치고구마치즈밥, 김치베이컨치즈밥, 카레알참치치즈밥, 김치갈비치즈밥 등으로 모짜렐라치즈를 녹여 비벼먹는 방식으로 젊은 세대의 입맛을 겨냥했다.

    “치즈밥 식당을 창업하기 위한 장소로 10대와 20대가 많은 노량진 학원가를 찾아 발품을 팔았어요. 부동산에서 처음 보여준 곳들은 제 자금으로 엄두도 못냈죠. 그렇게 하루종일 돌아다니다가 마침내 권리금이 거의 없다시피 하고 보증금이 1,000만원인 가게를 찾아냈어요”

  • ▲ 김치알과 참치치즈밥 ⓒ뉴데일리
    ▲ 김치알과 참치치즈밥 ⓒ뉴데일리

    서사장은 보증금 1,000만원을 미소금융으로 마련하고 권리금, 인테리어 비용 등 1,000만원은 소상공회의소에서 대출받았다. 그리고 자비 1,000만원으로 나머지 주방시설과 잡비 등을 해결했다.

    지금은 노량진지점에서만 매달 1,000~1,2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월세 60만원, 재료비 등 소모품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순이익이 한달에 400~500만원이다.

    서사장은 “미소금융과 소상공회의소 창업자금 금리 모두 4%대라 이자부담이 거의 없어요. 처음 창업을 권유했던 언니에게 지금은 왜 이렇게 늦게 알려주었느냐고 타박하죠”하며 웃는다.

    노량진점이 장사가 잘되자 오픈한지 7개월만에 서경대점을 냈다.

    “노량진점에서 학생들의 반응을 보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대학 앞이라는 점을 고려해 가격도 교내식당과 차이가 크지 않도록 했어요. 점심시간에 학생들이 몰리는 만큼 규모는 45평 정도는 돼야 했구요, 테이블을 많이 놔 100명까지 식사할 수 있게 했어요. 학생들이 모임을 할 수 있도록 메뉴에 생맥주도 넣었어요”

    서경대점은 보증금 1,000만원, 권리금 1,000만원, 주방시설·인테리어 3,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이 들었다. 이번에는 대출금 없이 모두 자력으로 마련했다.

    미순씨와 언니 미영씨는 창업을 준비한다면 아이템과 상권을 미리 찾아 초기투자비용을 최소화하라고 조언한다.

    “아이템과 상권을 찾았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투자금이에요. 주변에 투자를 많이 해 장사가 잘되지 않는데도 그만두지 못하는 경우를 봤습니다. 본인이 견디고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투자하는 것이 중요해요. 또 월별 운영비, 손실, 이익을 잘 계산해 보고 권리금이 비싼 경우는 특히 잘 체크해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