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우오렌지, 카프리썬, 유기농아망오렌지, 튼튼짱구 비만초래 위험”남은 음료 4시간 이상 상온 방치, 변질돼 배탈·설사 우려

  • ▲ 한국소비자원 시험분석국 이용주 국장이 어린이음료 시물레이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데일리
    ▲ 한국소비자원 시험분석국 이용주 국장이 어린이음료 시물레이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데일리

    튼튼, 유기농, 홍삼 등 건강과 관련 문구로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음료들이 오히려 어린이들의 치아손상과 충치를 유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특히 이들 제품 대부분이 뽀로로, 짱구, 로보카폴리 등 캐릭터를 음료에 활용, 어린이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인기를 끌고 있어 주의가 당부된다.

    한국소비자원은 대형할인점에서 판매하는 어린이음료 17개 제품을 대상으로 pH(산도) 시험을 실시한 결과, 모든 음료에서 콜라·사이다 등 탄산음료(pH 2.4~3.3)와 유사한 산도수준인 pH 2.7~3.8로 측정됐다고 3일 밝혔다.

    산도가 낮은 pH 5.5 이하 상태가 지속되면 치아의 보호막인 에나멜 층이 손상돼 충치가 발생하기 쉽다.

    한국소비자원 시험분석국 이용주 국장은 “음료 제조업체들은 산도를 낮게 한 이유는 새콤달콤한 맛을 내고 청량감을 높이기 위해서다. 어린이들은 치아가 미숙하고 어른에 비해 상대적으로 음료를 입에 오래 머금고 있어 치아손상과 충치가 발생하기 쉽다”고 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산도 외 당함량이나 영양소 표시 부문에서도 이들 어린이음료 제품들은 '건강'과는 거리가 먼, 몇 가지 문제점들을 노출했다.

    소비자원 시험 결과, 코카·콜라음료의 쿠우오렌지, 농심의 카프리썬 오렌지맛, 상일의 유기농아망오렌지, 조아제약의 튼튼짱구 4개 제품은 한 병당 당함량이 17g을 넘어 어린이의 비만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열량‧저영양 식품 영양성분 기준’(식약청고시 제2009-86호)에 따르면 어린이음료 중 1회 제공량당 단백질 함량이 2g 미만이면서 당함량이 17g을 초과한 제품은 고열량‧저영양 식품으로 분류된다.

    일부 제품은 ‘칼슘’, ‘비타민C 첨가’ 등을 강조해 놓고도 뒷면에 강조된 영양성분에 대한 함량을 표시하지 않아 ‘식품 등 표시기준’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식품 등 표시기준’(식약청고시 제2011-67호)은 제품 표면에 특정 영양소가 함유됐음을 강조한 경우 소비자가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당 영양성분의 함량과 영양소기준치에 대한 비율(%)을 뒷면에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표시실태를 확인한 결과 (주)로제트의 디보키즈업홍삼음료 트로피컬은 비타민C에 대해, (주)건강마을의 로보카폴리포도는 칼슘을 제품 표면에 강조해 표시를 해놓았으나, 뒷면에 구체적인 함량을 표시하지 않아 식품표시기준을 준수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국장은 “어린이음료 구매시 ‘튼튼’, ‘홍삼’ 등 건강기능식품처럼 표시가 돼 있더라도 일반 기호식품인 음료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특히 식약청이 제공하는 ‘고열량·저영양 식품 판별 프로그램’을 이용해 고열량·저영양 식품은 구매를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