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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 백석에서 해물요리점을 운영하던 김현섬(50)씨는 2009년 일본 쓰나미 사태이후로 매출이 급감했다. 구제역까지 발생하자 외식분야의 경기가 전반적으로 나빠지면서 해산물을 주로 취급하는 김씨의 식당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아내와 함께 퓨전해물요리식당을 운영해 왔는데 일본에서 쓰나미가 나더니 구제역에 물가 폭등까지 겹쳐 망하기 일보직전까지 갔습니다. 사람들이 밖에서 식사하는 것을 줄이는 분위기였어요. 특히 우리 식당은 단가가 높은 편이라 주로 모임 손님이 많습니다. 그래서 더욱 경영이 어려워졌습니다. 갑자기 매출이 지출을 못 쫓아가는 지경이 된거죠.”
식당에 자금이 돌지 않자 해결방안을 찾아야 했다. 그는 백석보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더 넓은 가게를 오픈하기로 결심했다.
“장사가 잘 안된다고 지출을 줄이고 위축하기만 하면 결국에는 망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손을 놓으려면 과감하고 놓고 앞으로 계속하겠다고 결심했다면 과감하게 투자하고 도전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습니다”
확장 이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금 확보가 먼저 해결돼야 했다. 김씨는 2009년 도움을 받았던 미소금융 경기의정부지점을 다시 찾아갔다. 식당을 오픈하면서 운영자금으로 1천만원을 대출받았는데 혹시 또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을까 해서였다.
“자금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 지가 중요했습니다. 백석점을 오픈했을 때 대출받았던 미소금융 경기 의정부지점을 찾아 추가로 자금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 문의했습니다. 상환해야할 금액이 남아있어 대출이 불가하지만 중도상환을 하면 창업임차자금으로 3천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확보가능 자금을 확인을 한 후 개업할 수 있는 곳을 찾아다녔습니다. 무려 6개월 동안을 발품을 팔며 목 좋은 곳을 골랐죠.”
‘성공하려면 부지런해져라’가 김씨의 운영철학이다. 김씨는 빨리 더 좋은 가게를 열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지만 적합할 장소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고 돌아다녔다. 마침내 의정부동 주택가에 자리 잡은 한식부페 식당을 찾아냈다.
이전하면서 미소금융에서 지원받은 3천원을 보증금으로 냈다. 나머지 권리금 2천500만원, 인테리어 및 장비 3천500만원은 자비로 충당했다.
“2011년 미소금융에서 운영자금으로 1천만원 대출을 받고 상환기간이 20개월 가까이 남았지만. 남은 금액을 상환하니 창업임차자금으로 3천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날짜를 어기지 않고 꼬박꼬박 갚아나가고 식당도 성실히 운영하는 걸 보고 미소금융에서 추가로 대출해준 것 같습니다.”
자영업에 종사하면 소득이 불규칙해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 김씨의 설명.
“시중은행은 신용등급이 5등급 이상이 돼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자영업자들이 쉽게 갈 수 있는 곳은 제2금융권이나 캐피탈이죠. 그조차 안 되는 사람들은 대부업이나 사채를 쓸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전에 제2금융권을 이용했었는데 이자 부담이 너무 컸습니다. 미소금융은 이자가 낮아 자금이 급한 자영업자들에게는 너무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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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하게 움직이려고 노력하는 김씨 모습은 음식을 준비할 때도 마찬가지다. 전화로 손쉽게 주문할 수 있지만 직접 재료를 보기 위해 여러 가게를 돌아다닌다. 그러다가 값싸고 신선한 재료를 납품받고 신뢰가 쌓으면 거래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퓨전해물요리의 특성상 해산물과 콩나물의 신선도가 매우 중요합니다. 해산물은 매일 아침 그날 사용할 재료를 생물로 구입합니다. 특히 콩나물은 시행착오 끝에 좋은 집을 발견해 그 집에서만 물건을 받습니다. 전화로 주문하면 당장은 편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반드시 손해가 발생합니다. 우리는 속된말로 ‘뒤로 까진다’고 하는데 망하는 사람들은 그 이유를 모르는 거죠. 결국에는 부지런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씨가 운영하는 퓨전씨푸드 레스토랑 ‘해담’은 의정부시청 부근 농협-예다움 건너편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