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소․잔치 등 축제로 소통 활성화 ‘도시락 카페’ 시장 성장모델 보여줘
  • ▲ 통인시장프로젝트를 기획한 윤현옥 작가. ⓒ 정상윤기자
    ▲ 통인시장프로젝트를 기획한 윤현옥 작가. ⓒ 정상윤기자

    경복궁역 근처 효자동 작은 골목에 위치한 ‘통인시장’이 최근 서울의 명소로 떠올랐다. 지역주민과 시장 상인들이 함께 문화 예술 활동을 하고 방문객들은 도시락카페에서 시장에서 구입한 반찬으로 푸짐한 식사를 한다.

    작은 시장에 이러한 활력소가 생긴 데에는 지난 1년간 진행한 ‘통인시장의 발견’ 프로젝트를 기획한 윤현옥 작가의 공이 크다.

    윤현옥 작가는 “안양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하던 때에 ‘시장과 문화컨설팅단’에서 컨설턴트 제안을 받고 뛰어들었다. 시장 내에서도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었다”고 계기를 설명했다.

    “‘통인시장의 발견’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림과 동시에 대청소와 잔치를 하나의 축제로 엮었어요. 상인은 물론 자원봉사단, 학생, 공무원 등이 한자리에 모여 시장과 동네골목을 청소했죠.”

    주민들이 시장에 관심을 갖게 하고 시장과 동네가 함께 어우러지고 소통하는 계기를 만들겠다는 의도였다.

    시장의 인테리어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어딘지 모르게 조용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이 드는 그 비밀은 바로 조명에 있다고 한다.

    “보통 시장에서는 알전구를 달잖아요. 지나치게 빛이 밝은 상태에서 물건을 보면 까만 잔상이 생기죠. 조명이 비추는 곳 이외의 주변은 어둡게 보이고요. 그래서 세련되게 디자인한 갓을 씌워서 노출전구의 빛을 가리고 상품으로 빛을 모아줬죠. 이전보다 상품이 더 돋보이는 반면 눈은 한결 편안해졌어요. 전구도 전부 LED 조명으로 바꿨어요. 전기세도 절약할 수 있고 조명에서 열도 덜 나기 때문에 여름에 음식이 상하지 않아요. LED전구는 색 표현력이 뛰어나 상품들이 더 깨끗해 보이는 효과도 있습니다.”

    조명 교체 작업 역시 한 번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상인들에게 여러 조명들을 비교하고 실험하면서 장점을 설명했다. 지속적인 대화로 동의를 이끌어낸 끝에 캄캄하게 어두웠던 시장 바닥이 환하게 바뀌게 됐다. 변화된 모습을 보고나서는 상인들이 가장 만족하는 사업 중 하나로 ‘조명 개선 사업’을 꼽는다고 한다.

    윤 작가는 깨끗한 현대식 건물이지만 이용도가 낮았던 고객만족센터를 상인과 고객을 위한 쉼터인 ‘도시락 카페’로 개조했다.

    “도시락 카페는 지속가능성·수익성·상인공동체 형성 등을 아우르는 집합체라고 할 수 있어요. 지역주민과 방문객에게도 좋고, 시장 상인들도 연대할 수 있는 1석3조의 사업입니다. 통인시장의 많은 반찬가게들을 중심으로 네트워크가 형성된 것이죠. 반찬가게는 채소가게 와 2차 상품 가게로 이어져 향후 음식점하고도 연결될 수 있어요.”

    이 도시락 카페가 수익을 내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 뿐 만 아니라 시장에 재투자하고 지역 복지에 기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은 마을의 시장이에요. 시장이 동네를 상품 판매의 대상으로만 보고 주민은 단지 물건을 사는 곳으로만 시장을 바라본다면 대형 마트와 경쟁에서 밀리게 되요. 따라서 시장과 지역은 서로 ‘우리 것’이라는 관계와 애정을 확인하고 공동체성을 가져야 합니다. 그렇게 시장이 공동체 문화의 장소로써 인식이 되고 거점이 되었을 때 가치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