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집 설비 새로 해야 장사 가능한 상황사업소득 증명 못하니 은행도 이용 못해
  • ▲ 강동호 씨가 떡을 만들고 있다. ⓒ뉴데일리
    ▲ 강동호 씨가 떡을 만들고 있다. ⓒ뉴데일리


    강동호(38세)씨는 어머니와 함께 부산중구에 위치한 부평시장에서 떡집을 운영하고 있다. 2년 전부터 시장에서 떡집으로 인지도가 높은 가게를 인수해 운영하고 있지만 오래된 가게라 제조 설비의 노후화가 심했다.

    떡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설비인 분쇄기가 오래돼 떡에 이물이 들어가기도 하고 보기에도 좋지 않았다. 음식을 파는 상점인데 비위생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강 씨는 절단기도 장만해 떡집을 전체적으로 새 단장하고 싶었다. 대출로 리노베이션을 하고싶었지만 신용대출이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떡집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었죠. 대출을 받으려면 실적이 있어야 했는데 지난해 10월부터 소득을 증명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직장도 그만뒀고 장사는 이제 막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강 씨는 부모님과 방앗간을 운영하기 전, 직장인이었다. 직장을 그만두자 ‘직장인 신용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지금 운영하고 있는 ‘서울 떡 방앗간’이 강 씨의 이름으로 등록돼 있어 사업자 대출을 알아봤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증명하지 못해 시중은행 대출을 이용하기 어렵게 됐다.

    제2금융권이나 대부업을 이용해 볼까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이자 비용이 너무 비싸 고금리를 감당하면서 새로운 장비를 들여놓는다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그러던 중 지인의 소개로 미소금융에서 소상공인을 지원해 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는 금리가 너무 비싸서 이용할 수 없었습니다. 미소금융을 제외한 다른 금융권을 이용하기 힘들었어요. 설비를 바꾸고 싶어하던 차에 지인이 미소금융을 통하면 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심사를 받으러 갔습니다.”

    우리미소금융 부산지부 동구에서 강씨의 소득 신고자료, 사업자 명의 등 서류를 확인했다. 현장을 보고 사업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듣더니 1천만원을 대출해주기로 결정했다.

  • ▲ '서울 떡 방앗간'에 전시된 아비지 음식 모형 ⓒ뉴데일리
    ▲ '서울 떡 방앗간'에 전시된 아비지 음식 모형 ⓒ뉴데일리

    장 씨는 미소금융에서 1천만원을 대출받아 대당 300만원인 분쇄기를 3대 구입하고 절단기도 1대 새롭게 구입했다.

    “미소금융에서 대출을 해주지 않았으면 돈을 모아서 설비투자를 했어야만 합니다. 그렇게 되면 새단장하는 시기가 훨씬 늦어졌을 겁니다. 내부가 깔끔해지니까 떡을 사러 오는 사람들도 기분이 좋고 보는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아무래도 전통시장 안에서 예전방식으로 떡을 만들다 보면 더러워 보일 수 있는데 이제는 위생도 겉모습도 자신 있습니다.”

    위생상 좋아진 점도 있지만 강 씨의 스승이자 동업자이기도 한 부모님의 고생을 조금 덜어드렸다는 안도감에 더 흐뭇해하는 모습이다.

    “떡을 만들기가 훨씬 수월해 졌습니다. 기계가 좋으니 떡을 만드는 속도도 빨라지고 손도 덜 아픕니다. 저 뿐만 아니라 어머니도 함께 떡을 만드는데 예전보다 훨씬 편하게 일하십니다.”

    “이전에도 청애뜰이라는 떡 브랜드로 알려진 BFC주식회사에서 유통과 생산관리 일을 하면서 떡 사업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왔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장사를 시작한지 이제 2년 정도 됐는데 앞으로는 다양한 떡 만드는 방법을 어머니에게 전수받아 기술력을 키울 것입니다.”

    사업을 확장하고 크게는 떡 산업이 더 발전하기를 장 씨는 꿈꾼다.

    “우리나라 떡 산업에서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저와 어머니처럼 기술 전수가 입에서 입으로 이뤄진다는 것입니다. 기술자마다 각자만의 기술을 갖고 색다른 제품을 만드는 것은 좋지만 기준이 있는 상태에서 개발되는 것과는 다릅니다. 제빵 분야를 공부하려는 사람들도 우리나라 떡 산업을 배울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