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먹거리 포장마차 9월15일 개장“다목적 공간돼야 마트 이길수 있어”
  • ▲ 평택 중앙시장 ‘특성화시장 육성사업’에 뛰어든 경상현 감독 ⓒ 정상윤기자
    ▲ 평택 중앙시장 ‘특성화시장 육성사업’에 뛰어든 경상현 감독 ⓒ 정상윤기자

    예술가들의 관심이 시장을 바꾸고 있다. 물건을 사고팔던 장소에서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변모하는 시장이 늘고 있다. 시장 한가운데서 작품 전시회가 열리는가 하면 점포들의 얼굴이 현대적으로 아기자기하게 바뀌고 있다. 예술가들이 전통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덕분이다.  


    연극을 연출하는 경상현 감독도 평택 중앙시장 ‘특성화시장 육성사업’에 뛰어들었다. 앞서 서울 우림시장 문전성시 프로젝트 사업을 하면서 관심을 가졌던 게 계기가 됐다.

    평택 중앙시장은 1958년 미군기지가 들어서면서부터 부대 앞에 형성된 시장이다. 기존 전통시장과 달리 미군부대를 상대로 하다보니 여기저기 미국 문화가 공존하게 됐다.

    경 감독은 “중앙시장은 내국인은 물론 주한미군과 평택을 찾는 외국 관광객들이 많아서 쇼핑과 관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만들기 적합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중소기업청이 중앙시장을 국제관광명소시장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역 내 관련단체와 협력 네트워크를 꾸리고 추진기획단을 설치했어요. 승인을 받고 제일 먼저 공을 들인 것은 국제 야시장 사업인 ‘MOI Night Market’입니다. 9월 15일부터 시작하는 국제 먹거리 포장마차로 미국, 일본, 중국, 필리핀, 브라질, 터키, 태국, 베트남 등 세계 각국의 음식문화를 저렴한 가격에 만나볼 수 있어요.”

    중앙시장에는 외국인들이 직접 가게를 경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가게들 입장에선 가게 홍보도 할수 있어 좋고, 소비자들은 문화, 관광, 쇼핑 3가지를 동시에 즐길 수 있어 좋을 것이라는 의도였다.

    ‘MOI Night Market’은 금·토요일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열린다. 경 감독은 사업을 통해 당장은 수입이 발생하지 않겠지만 시간이 지나 수입이 발생한다면 그 수입을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두번째 플랜으로 ‘Salon M’을 기획했어요. ‘Salon M’은 시장 안에 있는 약 18~20평 정도의 복합문화공간입니다. 시장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문화 휴식공간을, 상인들에게는 커뮤니티의 장을, 창업을 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창업상담소 역할을 해줍니다.”

    전통시장이 서민들이 이용하는 시장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장을 보는 것 이외에도 다목적인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으면 한다는 게 경 감독의 바람이다.

    “전통시장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대형마트와 경쟁해 살아남으려면 대형마트가 갖고 있지 못한 걸 보여줘야합니다. 고객들이 따뜻한 정이 녹아 있는 다양한 문화체험을 전통시장에서 할 수 있도록 문화 프로그램을 개발, 최종적으로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무엇보다 시장사업을 진행하면서 제일 뿌듯했던 것은 ‘상인문화기획단’이 생겼다는 것이에요. 처음에는 자기 일 아니라고 무관심 했던 상인들이 시장의 변화를 조금씩 느꼈는지 기획단을 설립했더라고요. 지금은 제가 회의를 진행하지 않아도 상인들이 먼저 모여서 아이디어 짜는 모습을 보면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높이는 목표가 멀게만 느껴지지 않아요.”

  • ▲ 평택 중앙시장 ‘특성화시장 육성사업’에 뛰어든 경상현 감독 ⓒ 정상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