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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 문제로 발사가 연기된 한국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일러도 다음 달 중순 무렵에야 재발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러시아 로켓ㆍ우주분야 전문가가 27일(현지시간) 밝혔다.
나로호에 1단 로켓을 제공한 러시아 흐루니체프사는 발사 연기의 원인이 된 고무실링 파손 원인이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익명의 전문가는 이날 현지 인테르팍스 통신에 "26일~31일 사이의 발사 윈도(launching window)까지 재발사 준비를 마치기는 사실상 어려우며 그 다음 발사 윈도는 11월 중순 초에야 열린다"며 나로호 재발사가 아무리 빨라도 11월 중순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발사 윈도는 우주발사체를 발사해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킬 수 있는 최적의 시간대를 말한다.
이 전문가는 더 이른 발사가 불가능한 이유로 "로켓을 발사대에서 내려 조립동으로 옮긴 뒤 점검을 하는 데만 3일이 걸리는 데다 26일 발사 준비 때 문제가 된 것으로 파악된, 1단 로켓과 발사대를 잇는 연결 포트 사이의 고무 실링을 교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러시아와 한국 전문가들이 고무 실링 파손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데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그러면서 "다음 주 초 한-러 발사관리위원회가 재발사 시기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이후 "국제해사기구와 발사 시점을 조율하는 데도 8~10일 걸린다"고 말했다.
한편 나로호 1단 로켓을 제작한 러시아 '흐루프니체프' 우주센터 알렉산드르 보브레뇨프 공보실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아직 무엇이 고무 실링의 파손을 가져 왔는지에 대한 최종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며 "여전히 분석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브레뇨프 실장은 "한국 측이 1단 로켓과 발사대를 잇는 연결 포트의 고무 실링을 발사 중단의 문제로 발표했지만 그것은 더 근본적 원인의 결과일 뿐"이라며 "무엇이 실링 파손의 원인이 됐는지는 아직 최종적으로 규명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인이 파악되는 대로 센터가 이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브레뇨프는 '한국에서 러시아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애초 러시아와 우주협력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비판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논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애초 나로호는 앞서 26일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러시아가 제공한 로켓 1단과 발사대를 잇는 연결 포트(커플링 디바이스) 사이의 고무 실링이 파손돼 로켓으로 주입돼야 할 헬륨 가스가 밖으로 새어나오는 문제가 발견되면서 발사가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