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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집값 오름세는 잡았지만 전세값은 잡지 못했다.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후 강남권 아파트 값이 완연한 하락세에 접어든 것과 대조적으로 이 지역 전세값의 가파른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대규모 재건축단지 개발에 따른 이주 물량과 가을철 이사수요가 집중되면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란 견해도 있지만, 3.3㎡당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이 한 달 사이에 1,000만원 이상 오른 것은 비정상적이란 분석이 점점 더 힘을 얻고 있다.
특히 강남권의 전세가 상승이 서울지역 전체에 영향을 줘 서민들의 전세난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면서 서울시와 정부의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인 부동산1번지는 서울의 구별 아파트 전세가격을 조사한 결과를 5일 공개했다.
조사결과 아파트 전세값이 가장 높은 구는 서초구로 3.3㎡당 1,201만원을 기록하면서 강북지역의 어지간한 아파트 매매값을 웃돌았다.
서초구의 3.3㎡당 평균 아파트 전셋값은 2010년 5월 1천만원을 돌파한 이래 지난 2월 1천100만원, 이번 조사에서는 1천200만원 선까지 넘어서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단지별로는 서초동 서초2차 e편한세상 145㎡ 전세값이 한달 사이에 무려 5천만원이 올라 6억원을 넘겼다. 반포동 구반포주공 72㎡ 전셋값도 한달 전 2억5천만원에서 2억6천만원으로 1천만원이 올랐다.
아파트 전세값 상승은 서초구만이 아니라 강남3구 전체에 거쳐 나타나는 공통된 현상이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강남구의 3.3㎡당 평균 전세가는 한달 전에 비해 1,199만원, 송파구는 같은 기간 동안 1,026만원이 올랐다. 강남3구의 3.3㎡당 아파트 평균 전세값이 모두 1,000만원 대를 넘어선 것이다.
강남3구를 제외한 나머지 구의 전세가도 안심할 상황은 못 된다. 조사결과 서울 전체의 3.3㎡당 평균 아파트 전세가는 818만원이었다.
구별로는 용산구가 960만원으로 1천만원에 근접했으며, 중구(909만원), 광진구(901)도 나란히 900만원대에 진입했다.
서울지역 25개 자치구 중 3.3㎡당 아파트 평균 전세값이 가장 낮은 곳은 금천구(549만원)과 도봉구(567만원)로 강남권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