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점유율 회복, 2위권 순위 혼전 조짐신라면블랙·진짜진짜·남자라면 등 선전


2012년 라면시장 2위권에서 순위변화의 조짐이 10년 만에 감지되고 있다. 
하얀국물 라면 열품으로 주춤했던 농심은 시장점유율을 회복했다.

농심은 지난해 1월 61.7%의 시장점유율에서 출발했으나, 이후 공격적인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으로 12월 69.0%를 회복하면서 라면시장에서 저력을 확인했다. 

2012년에도 신라면, 안성탕면, 너구리, 짜파게티, 삼양라면 등의 인기는 변함이 없었다. 
꼬꼬면 등 하얀국물 라면 3총사는 8월부터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며,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 

변하지 않는 시장구도 속에서도 2위권 다툼의 국지전은 더욱 치열해졌다는 분석이다. 
80년 중반 이후 줄곧 2위를 수성해온 삼양식품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뚜기에 역전 당하는 등 부분적인 지형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해 10월과 12월, 두 차례나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 ▲ 2012년도 라면업계(4사기준) 점유율(%) 변화
    ▲ 2012년도 라면업계(4사기준) 점유율(%) 변화

  • 농심 점유율 회복, 2위권 순위 혼전 조짐

    농심은 2011년 12월 하얀국물라면 인기 여파로 59.5%까지 내려갔던 점유율을, 2012년12월 69.0%까지 끌어올리며 정확히 1년 만에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지난해 농심 점유율은 1월 61.7%로 시작해 6개월만에 65% 고지를 달성했고, 연말 들어 69%로 더욱 상승했다. 
    이는 하얀국물라면이 출시되기 전 농심의 입지를 회복한 수치이다.

    농심의 점유율 회복은 신라면을 비롯한 파워브랜드들의 매출회복과 신라면블랙컵, 진짜진짜 등의 신제품 인기가 두드러졌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업계 1위 농심의 순위는 변하지 않았지만, 2위 싸움은 그 어느 때보다 박빙의 승부를 보였다. 
    지난해 10월, 오뚜기는 12.2%의 점유율로 삼양식품 12.0%를 따돌리며 10년 만에 2위 탈환에 성공하는 이변을 낳았다. 
    2002년 8월 이후 10년 2개월 만이다. 
    오뚜기는 지난 하반기부터 진라면, 참깨라면, 열라면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공격에 나섰고, 이 중 참깨라면이 봉지면 출시 석달만에 700만개를 돌파하며 시장역전 견인차 역할을 했다. 
    삼양식품은 11월 곧바로 역전에 성공했으나, 12월 들어 또다시 오뚜기가 2위로 올라서면서 올해 치열한 2위 싸움의 서막을 알렸다.
    “올해 라면시장 순위 다툼은 한국인의 입맛에 부합하되 기존과는 차별화된 제품으로 틈새시장을 얼마나 잘 공략하느냐에 따라 판가름 날 것이다”
       - 농심 관계자


    하얀국물 '반짝 인기'
    전통 빨간국물라면 독무대

    농심과 오뚜기의 시장점유율 상승 배경에는 전통 빨간국물라면의 부활이 있다. 
    2012년 전체 라면시장 TOP10의 흐름을 살펴보면, 1월에 하얀국물라면 3종이 모두 TOP10에 이름을 올렸지만 이후 인기가 줄어들면서 8월부터 TOP10에서 모두 사라졌다. 

    그 빈자리는 전통의 빨간국물라면로 대체됐다. 
    나가사끼짬뽕, 꼬꼬면, 기스면이 차지했던 자리를 오징어짬뽕, 진라면매운맛, 신라면큰사발이 대신하면서, 짜파게티를 제외한 하반기 라면시장 Top10의 전체를 빨간국물라면이 장식했다.

    최근 12월에는 한파와 겨울방학의 영향으로 외식수요가 줄어들면서 오징어짬뽕, 짜파게티 같은 별미음식 매출이 크게 늘었다. 
    오징어짬뽕 12월 매출은 전월 대비 43% 증가한 42억원을 기록했고, 짜파게티는 전월 대비 26% 증가한 10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빨간국물라면의 대명사격인 신라면은 12월 매출 280억원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렇듯 라면시장 TOP10이 전통의 강호 제품들로 채워진 것은 라면에 있어서 잘 변하지 않는 소비자들의 보수적인 입맛과 올해 불황의 영향으로 장수식품이 인기를 끌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 2012년도 라면시장 TOP10의 변화
    ▲ 2012년도 라면시장 TOP10의 변화



  • 치열한 신제품 경쟁 – 신라면블랙, 진짜진짜, 남자라면, 꽃게짬뽕 선전

    지난해 초부터 각 라면업체들은 저마다 특색있는 신제품을 무려 20여 종이나 선보이며,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농심은 지난해 총8개의 신제품을 출시하며 역대 최다 신제품 출시기록을 경신했다. 
    고추비빔면, 진짜진짜, 신라면블랙을 비롯해 여수엑스포 기념 용기면인 신라면블랙컵, 메밀온소바까지 사상 유례없는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삼양식품도 돈라면과 불닭볶음면 등을 선보였으며 팔도와 풀무원도 남자라면, 꽃게짬뽕 등을 각각 출시하며 신인왕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가운데, 지난해 10월 재출시된 신라면블랙의 인기가 돋보인다. 
    신라면블랙은 재출시 한달만에 600만개가 팔리며 부활에 성공했으며, 12월에는 라면시장 11위에 올라 올해 10위권에 무난히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의 대표 매운맛 라면인 진짜진짜와 팔도의 남자라면도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진짜진짜는 돈골의 구수함과 하늘초고추의 깔끔한 매운맛을 잘 매치해 빨간국물 라면시장에서 돌풍을 주도했으며, 최근 매운맛을 보강해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팔도 남자라면도 12월 들어 누적매출 200억원을 넘어서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풀무원 꽃게짬뽕도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시원한 꽃게향과 얼큰한 국물로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으며 풀무원 라면 브랜드 중 가장 성공한 브랜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