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로 인한 관세 인하.. 소비자가격은 오히려 상승
  • ▲ 세계 콘택트렌즈 시장(왼쪽) 국내 콘택트렌즈 시장(오른쪽)
    ▲ 세계 콘택트렌즈 시장(왼쪽) 국내 콘택트렌즈 시장(오른쪽)


    우리나라 콘택트렌즈 판매가격이 해외보다 최대 64%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FTA로 관세가 인하됐음에도, 가격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소폭 오른 경우도 있었다.

    한국소비자연맹은 국내 안경점 157곳 및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 7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콘택트렌즈의 판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국내 콘택트렌즈 판매가격은 해외 대비 최소 2%에서 최대 64%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하는 ‘합리적 거래․소비문화 확산사업’과 연계해, 콘택트렌즈의 가격조사 및 정보제공이 이뤄졌다.



    해외 대비 최소 2%에서 최대 64% 비싸



    2012년 12월부터 2013년 1월에 걸쳐 국내 안경점과 해외 안경점(미국, 일본, 대만, 중국), 해외 온라인사이트(미국, 일본, 홍콩, 영국, 호주)의 콘택트렌즈의 판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제품의 경우 국내 판매가격이 해외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 ▲ [콘택트렌즈 해외가격 대비 국내 판매가격 비중] 해외가격=1 기준
    ▲ [콘택트렌즈 해외가격 대비 국내 판매가격 비중] 해외가격=1 기준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는 제품에어 옵틱스 아쿠아(Air Optix Aqua : 시바비젼)이다.
    국내 평균 가격은 5만 8,214원으로 해외 안경점 평균 가격 3만 5,402원의 1.64배 수준.

    아큐브 모이스트(Acuvue Moist : 존슨앤드존슨), 포커스 데일리즈(Focus Dailies : 시바비젼), 아큐브 트루아이(Acuvue Trueye : 존슨앤드존슨), 소프렌즈 데일리(Soflens Daily : 바슈롬)도 국내 가격이 해외보다 약 11% 내지 34% 비쌌다.

    다만 프로클리어 원 데이(Proclear 1 Day : 쿠퍼비젼)의 경우 국내 가격이 해외보다 오히려 11%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5개국 안경점에서 모두 판매되는 제품의 국가별 가격현황을 살펴보면, 아큐브 모이스트, 소프렌즈 데일리, 포커스 데일리즈의 경우 중국이 가장 비쌌다.
    아큐브 어드밴스(Acuvue Advance : 존슨앤드존슨)는 일본이 가장 비쌌다.
    에어 옵틱스 아쿠아는 한국이 가장 비쌌다.

    "콘택트렌즈 국내 가격이 해외보다 비싸게 형성되는 이유는, 소수 외국 제조업체 위주의 독과점적 유통구조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  소비자연맹 강정화 회장


    실제 국내 제조업체의 시장점유율이 13%에 불과하고 컬러렌즈에 치중되어 있어 시력교정렌즈 특히 1회용 렌즈는 소수 외국 제조업체가 대부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콘택트렌즈는 기술집약적인 제품으로 초기에는 막대한 시설과 기술연구 등으로 제품개발비가 높은 품목이나 변동원가(특히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판매량이 일정수준 이상에 도달하게 되면 판매가격을 인하할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외국 메이저 제조업체는 제품 출시 후 출고가격을 15년간 동일하게 유지하고 있다."  
      -  소비자연맹 강정화 회장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광고비는 '펑펑'


    최근 콘택트렌즈 제조업체들은 인기 연예인을 모델로 내세워 적극적인 판촉 활동을 하고 있는데 광고비 부담도 판매가격이 높게 유지되는 하나의 요인으로 보인다.

  • ▲ 매출액 대비 광고비 비중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매출액 대비 광고비 비중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유명 연예인을 활용하여 광고를 하고 있는 존슨앤드존슨과 바슈롬은, 광고선전비 비중이 전체 매출액 대비 6.3~13.8%에 달한다.

    이는 국내 제조회사들의 같은 비율 0.6%~3.2%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기존 저가제품은 판매를 중단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어, 향후 파장도 예상된다.
    신규 고가제품을 체험용으로 무료 배포함으로써, 고가제품의 소비확대를 위한 판매전략을 추진하기도 한다.

    한국존슨앤드존슨의 경우 판촉비가 2010년 75억에서 2011년 110억으로 증가했다. 


    FTA로 인한 관세 인하

    소비자가격은 오히려 상승


    국내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수입산 콘택트렌즈는 미국과 EU(아일랜드, 독일 등)에서 생산되고 있다.

  • ▲ 2011~2012년 콘택트렌즈 평균 소비자가격 비교
    ▲ 2011~2012년 콘택트렌즈 평균 소비자가격 비교



    한ㆍ미 FTA 및 한ㆍEU FTA가 발효됨에 따라 콘택트렌즈에 적용되는 관세가 인하됐다.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는 8%에서 5.3%로 2.7%p 내렸다.
    EU산 제품에 대한 관세는 8%에서 6% 및 4% 로 매년 2%p씩 인하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콘택트렌즈의 판매가격은 거의 변화가 없거나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2011년과 2012년 가격 비교가 가능한 제품 중 소프렌즈 데일리의 개당 가격은 996원에서 1,192원으로 약 19.7% 올랐다.
    아큐브 트루아이의 개당 가격은 1,490원에서 1,496원으로 상승했다.

    "관세인하로 인한 혜택이 우리나라 소비자가 아닌 외국 제조업체로 귀속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콘택트렌즈 제조업체는 판매가격 산정요소를 고려하여 합리적 수준으로 가격을 책정할 필요가 있다."

    "콘택트렌즈의 국내 가격은 해외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고, 그 원인이 소수 외국 제조업체 위주의 독과점적 시장구조에 따른 것으로 보이므로 가격 인하 여력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소비자들은 광고 등으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보다는 가격 및 사용 만족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콘택트렌즈를 구매할 필요가 있다."
       -  소비자연맹 강정화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