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 속까지 시원하게 해주는 물냉면, 매콤달콤한 비빔냉면은 봄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하다.
냉면은 비교적 간단한 음식처럼 보이지만, 면이나 육수의 깊은 맛을 내는 것이 쉽지 않아 제대로 된 냉면집은 손에 꼽을 정도다.
오랜 세월 동안 사랑받고 있는 경동시장 대박집 ‘소문난냉면’을 소개한다.
34년 전통을 자랑하는 매운 냉면이 그 주인공이다.
꽉 찬 식당 안도 모자라서, 배달 주문까지 정신없이 밀려드는데 단순히 맵기만 하다면 이렇게 많은 손님들이 찾지는 않을 터.
메뉴판을 보니 비빔냉면만 있다.
김용해(79)사장은 “우리 가게는 물냉면을 먹을지 비빔냉면을 먹을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그냥 먹고 싶은 대로 먹으면 되요.
주 메뉴가 비빔냉면이지만 시원한 얼음육수를 항상 준비해놓거든요.
먹다가 물냉면이 생각나면 육수를 부어서 먹으면 됩니다.”시원한 육수 뿐 아니라 냉면이 나올 땐 뜨거운 육수도 무한 제공된다.
매운 냉면을 먹기 전에 속을 달랠 수 있어 인기가 좋단다.‘소문난냉면’의 인기 비결 첫 번째는 ‘3종의 매운맛’이다.
매운 맛 중에 취향 따라 입맛 따라 고르는 재미가 있다.“최고 매운맛, 강 매운맛, 덜 매운맛 3가지가 있어요.
요새는 소비자들이 경기가 안 좋다고 자꾸 매운 게 끌린다고 하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최고 매운맛이 잘 나가고 있죠.” -
3단계로 나뉘는 매운 맛의 비밀은 고추다.
다양한 종류의 고추를 섞어 사용해, 단계별로 양념장을 따로 만든다.김 사장은 “처음에는 한 가지만 했었는데 누구는 맵다, 누구는 싱겁다, 맛에 대한 평가가 다양해 셋으로 나누게 됐다”고 했다.
양파, 키위, 피망, 파프리카에 달콤한 맛 더해주는 사과, 배, 당근, 딸기, 그리고 양념의 기본인 생강과 마늘, 깨소금에 가장 중요한 고춧가루까지.
이 모든 재료들을 곱게 갈아서 숙성하면, 이 집만의 고유한 양념장이 완성된다.
양념장 맛도 중요하지만, 두 번째 비결은 역시 ‘육수’에 있다.
육수 역시 매일매일 반복되는 정성이 기본이라고 김 사장은 강조했다.“양지머리, 사골 등 경동시장에서 직접 구입해온 감초, 오미자, 황기 등 한약재까지 넣어 깊은 맛을 살리고 있어요.
여름에 자주 먹는 음식이기 때문에 ‘한약재로 건강도 같이 챙기자’라고 생각했죠.”
한약재 시장 한가운데 있다는 위치의 장점을 십분 살려 손님들의 신뢰를 얻고 있는 것이다. -
세 번째 비결은 ‘면과 돼지고기’다.
전분과 메밀, 도토리 가루의 비율이 찰 진 식감의 포인트라고 한다.
또 보통 냉면에는 고기 한두 점이 올라간다.
하지만 이집은 다른 집과는 달리 돼지고기를 잘게 썰어 듬뿍 올린다.
냉면 한 그릇을 다 먹을 때까지 돼지고기가 계속 씹혀 면과 잘 어우러진다.“면을 정확히 1분간 삶아내 설탕, 식초, 고소한 참기름을 넣고 살짝 비벼내면 쫄깃하고 감칠맛 나는 면이 완성돼요.
그 위에 양념장과 갖은 고명을 함께 올리면 매운 냉면이 완성됩니다.”‘소문난냉면’을 맛보려면 일찍 서둘러야 한다.
경동시장이 새벽시장이라 아침9시부터 저녁7시까지만 손님을 받는다.주소: 서울시 동대문구 제기1동 990
전화번호: 02) 967-4103
가격: 비빔냉면 보통 4,000원, 곱빼기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