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상 동업, 손실은 점주… 폐점권도 없는 구조
  • ▲ 세븐일레븐 가맹계약서와 프랜차이즈 표준계약서 사본
    ▲ 세븐일레븐 가맹계약서와 프랜차이즈 표준계약서 사본


<가맹점주>와 <가맹본부>는,
대등한 관계와 공정한 조건에 따라,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일종의 [동업]관계가 형성돼야 하는 것.

"점주와 본부는 동업관계다.
매출이익에 대해 7(점주):3(본부) 비율로 나누고, 손해도 나눈다.
500만원 미만이면 본사는 수익을 가져가지 않는다"
 
   -  업계 관계자


이러한 본사의 입장과는 달리,
점주와 본부를 [평등한 동업관계]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원칙적으로 동업관계이지만 실제 그렇지 못하다.
동업이라면,
수익과 함께 손해에 대한 배분도 이뤄져야 한다.

점포가 망했을 경우 그에 대한 비용은, 
점주에게 모두 부담된다. 
본사는 손해를 보지 않는다."

   -  <해냄프랜차이즈법률원> 이철호 가맹거래사
 
전문가들은 이들의 계약관계에 있어,
[불평등한 관계]의 이유 중 하나로,
인테리어 비용을 본사가 제공함으로써,
5년간 종속된다는 점을 꼽는다.

이는 [폐점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문제로 이어진다.

편의점 본사 측은,
인테리어 투자비용이,
5년동안 계약을 유지한다는 가정 하에 이뤄지는 것이므로,
중도 폐점시 환수해야 한다고 했다. 
  
"점주에게 22평 기준 6,000만원의 인테리어를 제공한다.
계약 기간중 폐업할 경우 재활용이 불가능한 2,500만원 중 영업기간을 계산해 
[남은 금액(인테리어잔존가)]을 점주가 물어야 한다."

   -  업계 관계자


본사가 인테리어 시공하는 과정에서,
점주가 업체나 원재료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는 없다.
 
<세븐일레븐 가맹계약서>에 따르면,
냉장·냉동고, 인테리어, 출입문, 조명시설, 선반 등 점포시설을,
본사 매뉴얼 지정 사양으로 결정하고,
본사가 비용부담
을 한다.

전문가들은 이 조건이 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의견을 표명했다.

"가맹점주가 원한다고 해도,
인테리어를 선택할 수 없다.
무조건 본사에서 결정한다.

이같은 거래 조건은 [구속조건부 거래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

[프랜차이즈 표준계약서]에는 점주에게 시공 결정권이 있지만,
편의점은 100% 본사에서 결정한다.

세븐일레븐은,
22평 기준 6천만원 비용을 투자한다고 하는데,
이 역시 불분명 하다.

커피전문점 인테리어도 이정도 수준은 아닌데,
도대체 어떤 합판, 타일을 쓰는지 알 수 없다.
시공내역을 점주에게 공개하지 않는다."

   -  <해냄프랜차이즈법률원> 이철호 가맹거래사


"인테리어에 대해 본사가 100% 진행한다면,
가맹법 위반 소지가 있다.

통일성을 위한 인테리어에 한해,
본사가 시공하고 정보공개서에 공개해야 한다.

하지만 편의점에서 사용하는 의자, 탁자, 선반 등은,
가맹 브랜드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 보기 힘들다.


점주의 선택권 없이,
본사에서 일방적으로 인테리어를 추진한다면 문제의 소지가 있다."

  - <공정위> 가맹거래과 이동원 과장


  • ▲ 세븐일레븐 가맹계약서와 프랜차이즈 표준계약서 사본



    인테리어 및 설비투자 비용을 100% 본사가 부담한다고 해서,
    점주 입장에서 무조건 혜택을 봤다고 볼 수 없다.
    계약 해지시 남은기간에 대한,
    인테리어 잔존가를 환급해야 하기 때문에,
    족쇄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테리어 대한 지원금은,
    계약 폐점시 본사에서 환수한다.

    적자를 보는 점포에서 중도 폐지를 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2,000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

    개점시 본사로부터 받은 인테리어 지원금이,
    폐점을 못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가맹사업법이 제정됐을 때, 
    계약기간을 보존해 주는데 초점이 맞춰져,
    점주의 해지권에 대한 조항이 미비한 실정이다."

          -  <해냄프랜차이즈법률원> 이철호 가맹거래사


    <세븐일레븐 계약서>는 [불공정] 조항뿐만 아니라,
    점주의 [착시]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편의점 점주들은 가맹계약을 체결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영업지원금(매출이익보장제)]
    때문이라고 입 모은다.

    매출이익보장제란,
    점포의 매출이익이 500만원보다 낮을 경우,
    본사에서 이를 보존해 주는 제도를 말한다.  

    점포유지비를 계산하더라도,
    손해를 보지 않겠다는 생각에,
    가맹점주들은 쉽게 계약을 결심한다고 한다.

    "2년 동안 장사가 안되면,
    롯데 세븐일레븐에서 500만원까지 지원한다고 말한다.

    물론 매출이익에서 월세, 전기세, 아르바이트 인건비 등,
    400만원 내외 비용 발생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가맹점주들은 손해보지 않는다는 식으로 영업을 한다."

       - <세븐일레븐·바이더웨이가맹점주협의회(이하 점주협의회)> 박정용 부회장


    매출이익보장제의 [착시현상]은 단서조항에 있다고,
    점주들은 주장한다.

    본사가 취하는 매출이익 내에서,
    담배진열비(약 35만원), 전기요금(20만원 내외)을 제외하고 지급한다는 점이다.

    하루 40만원 저매출의 점포를 가정해 보자.

    월매출은 1천200만원 매출이익 340만원 중(월 매출의 28% 기준),
    가맹점주가 약 220만원을,
    가맹본부가 약 120만원을 가져간다.  

    점주는 220만원의 매출이익을 가져왔으니,
    280만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짐작하면 오산이다.
    계약 특약 조항을 근거로 약 80만원을 지급한다.
     
    이 경우 실제 점주 손에 쥐어지는 돈은 300만원 수준이다.
    1명의 최저임금(4,860원✕24시간✕30일) 350만원조차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다. 

    아르바이트 비용을 지출했다면,
    월세와 전기세는 내지도 못하는 [적자] 점포가 된다. 

    [매출이익보장제]로 받은 지원금은, 
    매출이익이 500만원을 넘으면 본사에 환급해야 한다.

    사실상 보장이 아닌 [무금리 대출]과도 같은 것.
     
    "본사에서 500만원 채워준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지원금을 받으면,
    나중에 매출이익이 500만원이 넘을 때 다시 갚아야 한다.

    지원금을 받았던 적자 점포는,
    시간이 지나도 흑자로 돌아서기 어렵다."

       -  <점주협의회> 박정용 부회장


    전문가들은 [불공정 계약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편의점 실정에 맞는 표준계약서를 제정하고,
    본부에서 이를 따르는지 감시해야 한다
    고 말한다.

    현재 공정위에서 제공하고 있는 소도매업 표준계약서는,
    프랜차이즈업계 전체를 포괄하고 있다.

    범위가 넓은 만큼,
    편의점 이해 구조를 모두 반영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현 실정에 맞는 [편의점 표준계약서]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공정위와 지자체에서 표준계약서와 대치되는 내용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제기 한다면,
    감시의 기능을 할 것으로 보인다.

    표준계약서 내용와 대치된다고 해서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가맹본사에서 이를 완전히 무시하기는 힘들 것이다."

      -  <해냄프랜차이즈법률원> 이철호 가맹거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