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비중 증가... "자산관리 위해 불가피"재계, "기업 경영에 부담... [기업 길들이기] 전락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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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와 관련한논란이 커지고 있다.정부는 적극적 행사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재계는 경영권 간섭을 우려하며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특히 재계는법무부의 [상법 개정안]과 연동될 경우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국민연금기금운용발전위원회(위원장 김경수 성균관대 교수)는[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 수립을 위한 공청회]를2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했다.국민연금기금운용발전위원회는공청회에서국민연금이 단순 투자자로 머물지 않고,주주 의결권 행사를 통해투자기업의 경영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주장했다.이 주장은 구체적으로투자기업의 장기 수익성과 기업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국민연금이 의결권과 주주권을원칙적으로 100% 행사해야 한다는 내용을담고 있다.이를 위해서는의결권 행사의 원칙과 지침을 사전에 확립하고,기금 운용 조직 내부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는 등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의결권 행사 기반을 조성해예측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투자기업의 경영진 등이국민연금의 주주권을 심각하게 훼손하거나감독기관의 제재 또는 법원판결이 있는 등승소 가능성이 클 때는합리적인 주주대표소송에도적극적으로 참가하거나 직접 제기해야 한다.이를 통해자본시장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는데 공헌할 수 있는 만큼,소송절차와 기준, 의사결정 등에 관한 원칙을미리 마련할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기금운용발전위 관계자
발전위원회는 아울러
이런 사전 원칙에 따라
경영성과가 떨어지거나
지배구조가 취약한 문제기업의 목록을 작성해
중점감시 대상으로 관리하고
해당 기업을 대상으로
경영진과의 협의과정을 거쳐
지배구조를 개선하는데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처럼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강화하려는 것은주식투자 비중이 늘면서주식 자산관리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2012년말 기준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금액은73조5,000억원으로전체 운용자산의 18.7%에 달한다.게다가 국민연금 기금운용의 규모가급격히 커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2018년에는국내 주식시장 투자 자금규모가133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위원회가 제시한주주권 강화 방안에 대해기업들은 우려를 나타냈다.“국민연금은정부·정치권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하기 어렵고정치적 논리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국민연금은 재무적 투자자로서의결권 행사를 최소화 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상철 한국경영자총협회 사회정책팀장재계가 반발하는 가장 큰 이유는국민연금이 [기업 길들이기]용으로악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국민연금이 의결권을 많이 행사할수록해당 기업들은 정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특히 재계는국민연금이 주요 주주로서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면기업 경영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재계는국민연금의 의결권을 강화하는 것이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대기업들은 글로벌 경쟁 상황에 놓여 있는데국민연금이 이런 상황을 얼마나 고려해의결권을 행사할지 의문이다.빠른 의사 결정을 바탕으로스피드 경영을 해 온국내 대기업들의 경쟁력을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추광호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정책팀장이번에 나온 국민연금 의결권 강화 방안은다른 법들과 합쳐져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점도재계가 우려하는 부분이다.오는 25일까지 입법예고 기간인[상법 개정안]이가장 대표적인 예다.개정안에는최대주주를 견제하게 될국민연금에 유리한[감사 분리 선임]과 [집중투표제] 등이 들어 있다.29일부터 새 자본시장법이 시행되면국민연금은 즉시 공시 의무를 면제받는다.국민연금 등 주요 연기금은다른 주주들과 달리특정 주식을 10% 이상 보유한 뒤1주 이상을 사고팔더라도5일 내 공시하지 않아도 된다.이처럼국민연금의 활동 반경을 넓혀주는 규정이계속 나오고 있어자칫 기업의 경영권 남용이 발생하지 않을지재계는 전전긍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