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 가중치 지표 5년마다 개편 등 [현실 반영] 느려우윳값, 택시비 등 하반기 물가인상 요인도 불안 요소
  • 

  • ▲ (연합뉴스) 지난달 25일 서울시내 한 마트에서 시민이 과일을 고르고 있다.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와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 물가는 4배 이상 차이를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달 25일 서울시내 한 마트에서 시민이 과일을 고르고 있다.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와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 물가는 4배 이상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배추 세 포기에 1만 2천원, 수박 한 통은 3만원,
    채소와 과일값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반응이다.

    서민들이 마트에서 물건을 들었다 놨다하며 한숨을 내쉬고 있는 가운데
    2일 통계청은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3%]로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들은 [실제 체감하는 것과 너무 다르며]며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달 현대경제연구원이 조사한 [체감물가]와도 큰 차이를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성인 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 [체감물가 상승률은 5.4%]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내놓은 물가상승률보다 무려 4배가 넘는 수치다.

    지표 물가와 체감 물가의 차이가 이렇게 큰 이유는 무엇일까.
    통계청에서 실시하는 [소비자 물가 선정 방식]에서 문제점이 제기됐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지수]는 조사하는 상품과 서비스 481개 품목과
    그것의 가중치를 5년마다 개편하고 있다.

    통계청이 5년 단위로 품목과 가중치를 개편하다보니
    빠르게 변하는 소비 패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통계청 경제통계국 물가동향과 방태경 사무관은 품목 개편이 지난 것이다 보니
    소비자 물가 상승률에 현실 반영이 늦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1955년부터 지금까지 5년 주기로 품목과 가중치를 개편했다.
    이번에 발표한 소비자 물가동향도 지난 2010년 자료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현실을 반영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다.

    올 연말에는 2012년도를 기준으로 한 품목과 가중치를 적용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발표할 계획이다."


    그러면서도 체감 물가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481가지 모든 품목을 다 조사한다.
    여기에는 가격이 오른 것도 있고, 내린 것도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가격이 오른 것만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피부물가는 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서민 생활과 밀접한 품목의 가격은 더 가파르게 치솟았다.

    지난 3년간 소비자물가는 8.5% 오르는 데 그쳤지만,
    같은 기간 식료품, 주택·수도 등 실생활과 밀접한 품목의 가격은
    모두 두 자릿수 이상으로 올랐다.

    여기에 심리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 물가 수준이 안정되더라도
    채소나 과일 등 자주 구매하는 상품의 가격이 오르면
    체감물가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우윳값 인상] 문제도 그렇다.
    우유 가격이 올라가면 아이스크림, 과자, 커피 등의 가격도
    줄줄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하반기 택시요금 인상 등이 예고돼 있어
    서민들의 체감 물가와 통계청 조사 결과의 괴리감은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13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 브리핑에서
    통계청 김보경 물가동향과장은 통계청은 모든 품목을 조사하므로
    일부 필수품 가격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아
    체감물가와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