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자금 마련 위한 무담보 어음높은 수익률 제시하는 만큼 위험도 높아
  • ▲ 20억원 짜리 동양 기업어음 ⓒ한국예탁결제원
    ▲ 20억원 짜리 동양 기업어음 ⓒ한국예탁결제원

     

    <동양사태>의 중심에 기업어음(CP)이 있습니다.


    자금난에 몰리자 기업어음을 발행해 돌려막기를 했습니다.
    동양그룹 기업어음을 매입한 투자자들은
    그야말로 엄청난 손실을 입게됐습니다.

     

    최근 동양 사태 이후
    [기업어음]이라는 말이 뉴스에 끝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업어음이 무엇일까요?]

     

    오늘은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기업어음, CP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기업어음의 사전적 정의

    신용상태가 양호한 기업이
    단기자금을 융통하기 위해 발행하는 [융통어음]

    입니다.


    영어로는 [Commercial Paper] 라고 합니다.
    그래서 CP라고도 부르는 것이지요.

     

    기업어음은
    기업이 만기가 1년 미만의
    단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한
    어음 형식의 단기 채권입니다.

     

    기업과 투자자 사이의 자금 수급, 신용도 등을 고려해
    이율이 결정됩니다.

     

    담보나 보증 없이
    기업의 신용에만 의지해 발행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신용도가 B등급 이상이어야
    발행할 수 있습니다.

     

    기업어음은
    증권사, 종합금융회사 등에서 취급하며,
    예금보다 높은 이율을 보여주기 때문에.
    재테크 수단을 각광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다는 위험이 있습니다.

     

    설명이 조금 어렵나요?

     

    우선 기업어음의 [어음] 이라는 용어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어음은
    발행하는 사람이 일정한 금전을 지급할 것을 약속하거나,
    제 3자(주로 은행)를 통해 지급하겠다는
    유가증권을 말합니다.

     

     

  •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어음이라는 말은
    [어험](魚驗)이라는 단어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물고기 모양의 조각에 글을 새기고
    이를 반으로 갈라
    각각 한 조각씩 가지고
    약속을 이행한다는 데서 그 유래가 있다고 합니다

     

    기업어음의 경우
    발행은 어음의 형태를 가지나
    실질적으로는 채권의 형식을 띱니다.

     

     

     

    [왜 이런 어음이 존재하게 되었을까요?]

     

    기업어음의 시초는 1800년대 미국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최초의 기업어음은
    19세기 미국에서 사용했던 결제용 환어음이었습니다.

     

    외상거래로 인해
    물건 구매와 대금 지급일 간의 차이가 생기면
    이 사이 빈 자금의 공백을
    단기적으로 메꿔주기 위해 등장했습니다.

     

    남북전쟁 이후
    본격적으로 단기자금을 융통하기 위한 어음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높은 신용도를 가진 회사들을 중심으로
    기업어음 발행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의 기업어음과 다른 점은
    당시 대부분의 어음들은
    주로 상환 재원을 위해 일부 재고 등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오늘날 기업어음은 주로 무담보부라
    기업 부도 시 원금 상환이 거의 어렵다는 것과 다릅니다.

     

    이후 기업어음은
    어음이라기보다는 단기 채권의 형식으로
    기업이 1년 이하의 자금을 단기로 융통해야할 때 활용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형식도
    주로 무담보로 기업의 자체 신용과
    수요공급에 따라 금리가 결정되는 방식이 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72년 [단기금융업법]에 의해
    기업어음이 도입됐습니다.

     

    처음에는 증권사와 종합금융회사만이 담당했으나,
    1997년 부실종금사 퇴출 사태 이후
    은행신탁, 여신사, 은행, 보험사 등도
    기업어음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기업어음의 이율은?]

     

    보통 어음은
    [할인 방식]으로 발행됩니다.
    기업어음 역시 할인을 통해 발행이 이뤄집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채권 중 이표채의 경우
    다달이 채권 구입에 대한 이자가 들어오고
    만기일에는 원금이 들어옵니다.

     

    기업어음의 경우에는 할인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만기에 받을 원금이 정해져있고,
    발행 시 발행금액이 그 이율만큼 할인(Discount)되는 방식
    입니다.

     

    기업어음은 보통 높은 이율을 보장합니다.
    때문에 예전에는 재테크 족의 필수 아이템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저금리 상황에서
    연 7~8%대의 이율을 보여주는 기업어음도 있어
    투자자들에게 아주 매력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LIG그룹 사태, 동양그룹 사태 등이 발생하면서
    기업어음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업어음은 회사채나 주식과는 달리
    복잡한 절차가 없어 발행이 간단합니다.

     

    고수익을 보장하는 만큼,
    그 위험도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 ▲ 동양그룹의 사기성 회사채·기업어음(CP) 발행 및 법정관리 신청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의 수사관들이 15일 오후 서울 중구 동양그룹 본사에서 압수수색한 물품을 차량에 옮겨 싣고 있다.
    ▲ 동양그룹의 사기성 회사채·기업어음(CP) 발행 및 법정관리 신청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의 수사관들이 15일 오후 서울 중구 동양그룹 본사에서 압수수색한 물품을 차량에 옮겨 싣고 있다.

     


    [기업어음 투자 시 유의할 점]

     

    [기업어음은 공시의무가 없다]

    기업어음 발행 시
    자사의 부채, 자산 등
    재무제표 제출의무나 공시의무가 전혀 없습니다.
    외부 감사기관의 감사가 일체 없기 때문에
    내부 재무사정이나 주요 현안을 알 수 없습니다.

     

    [무제한 발행이 가능하다]
    회사가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이사회 결의]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기업어음은 이러한 절차가 없습니다.
    대표이사의 직권에 의해 발행이 가능해
    기업어음이 남발될 수 있습니다.
    물론 대다수의 기업은
    기업어음 발행이 잘못돼 자사에 타격을 줄 것을 우려해
    신중히 발행하고 있습니다.

     

    [부실기업이 악용하기 쉽다]
    공시의무가 없고 발행이 쉽기 때문에
    자금줄이 막힌 부실기업이 악용하기 좋습니다.

     

    [원금보장이 되지 않는다]
    담보나 보증이 없는 상품입니다.
    은행의 예·적금의 2배 이상의 이율을 얻는 대신
    원금 보장이 되지 않기 때문에
    발행 기업에 문제가 생기면
    원금 회수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 ▲ 동양그룹의 사기성 회사채·기업어음(CP) 발행 및 법정관리 신청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의 수사관들이 15일 오후 서울 중구 동양그룹 본사에서 압수수색한 물품을 차량에 옮겨 싣고 있다.

     

     

    [기업어음, 조심해서 투자하세요!]

     

    이번 동양그룹 사태에도
    피해를 본 사람의 99%는 정보력이 약한 개인들입니다.

     

    기업어음은
    개인들이 아무 생각 없이 쉽게 투자할 대상이 아닙니다.

     

    매력적인 금리의 재테크 수단이었던 기업어음,
    앞으로는 수익과 함께
    숨겨진 위험을 살펴보는 안목을 갖춰야 하지 않을까요?

     

    High Return, High Risk (고수익, 고위험)
    이라는 투자의 기본원칙, 항상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