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참석자, 예상한 내용 vs 비전 제시 한발 다가간 [삼성]… 투자자들 행사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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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이 제 2회 [애널리스트 데이]를 열었다.

    2005년 이후 8년만이다.

    행사가 열렸던 장소는 같았지만,
    그때와 지금의 삼성은 너무도 다르다.

    2005년 당시 연 매출 약 80조원의 기업에서,
    8년 만에 분기 매출 59조원을 달성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섰다.

    매출은 2.8배, 영업이익은 4.9배로 급증했다.

    매출이 늘어나고,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면서
    대한민국에 있는 [삼성]이라는 기업에
    눈독을 들이는 투자자들도 많아졌다.

    하지만 이들에게 삼성은
    [베일에 싸인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최근 삼성이 분기 최고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주가가 떨어지는 등 시장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인 데는
    이 같은 요인도 작용했다.

    국내 애널리스트들도
    외국 투자자들이 삼성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겹쳐
    주가가 떨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이 수장들을 앞세워 [애널리스트 데이]를 연 것도
    바로 불확실성을 해소시키기 위함이다.

    애널리스트 데이에는 국내외 400여명의 기관 투자자와
    IT전문가, 애널리스트들이 참석했다.

    이날 참석한 외국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이 소통의 장을 만들었다는데 이견은 없었다.

    중요한 건 이번 행사를 통해
    삼성에 대한 평가가 얼마만큼 바뀌었냐는 것이다.

    이날 만나본 투자자들의 반응은 반반이었다.
    행사 내용에 대한 [비공개]를 이유로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지만,
    일부 외국인 참석자들은 솔직한 의견을 털어놨다.

    기존 평가와 크게 바뀐 것이 없다고 답한 투자자들은
    발표가 예상할 수 있었던 비전과 목표였다며
    그 이유를 들었다.

    특히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설명이 없었다고
    아쉬운 표정은 전한 투자자도 있었다.

    미국에서 온 한 애널리스트는
    삼성이 주식배당금을 주가의 1%라고 발표했는데,
    이보다 [이익의 몇 %]라고 말했다면
    기분 좋게 돌아갔을 거라는 농담도 건냈다.

    런던에서 온 다른 애널리스트는
    삼성의 중장기적 계획을 듣고 난 뒤,
    삼성에 대한 평가가 좋아졌다고 답했다.

    삼성이 2020년 4,000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
    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가능한 수치]라고 답했다.  

    현재 1위를 달라고 있는 모바일 기기와
    신성장 동력으로 꼽힌 의료기기, 헬스 사업 분야에
    삼성의 미래 잠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노령 인구 증가에 따라
    의료기기와 헬스케어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삼성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이 선언한 공격적인 M&A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다.

    노르웨이서 온 투자자는
    삼성이 그 동안 큰 M&A를 한 적이 없지만,
    공격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필요하다고 지지했다.

    외국인 참석자들은 말을 아끼면서도,
    행사에 대해서는 [good]이라고 답했다. 

    이번 행사가 참가자들의 가려운 부분을 얼마만큼
    시원스레 긁어줬는지는 알 수 없다. 

    비록 발표가 예상하던 내용이라는
    일부 참가자들의 후기도 있었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삼성이 투자자들에게 한 발 가까이
    다가선 것
    만큼은 사실이다.

    사진= 연합뉴스, 권오현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