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일본 천황의 신민 의미 담겨"…1996년 부터 [초등]으로 개명
  • ▲ 일제시대 국민학교의 통지표 ⓒ연합뉴스
    ▲ 일제시대 국민학교의 통지표 ⓒ연합뉴스

    “우리 손주, 궁민핵교 맻 항년인교?”
    초등학교 3학년이요, 할매”


    지난 1996년 기자가 초등학교 3학년이던 시절
    할머니와 나눴던 대화다.
    굉장히 평범해 보이는 할머니와 손자의 대화내용 이지만
    뭔가 위화감이 느끼진다.

     

    분명 같은 대상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할머니는 [국민학교], 손자인 기자는 [초등학교]란
    각기 다른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 우스꽝스런 상황이다.

     

    25살 미만의 독자층들은 아마도
    [국민학교]란 말이 익숙지 않을 것이다.
    1996년 3월 1일부로
    [국민학교]란 이름은 더 이상 사용되지 않고,
    [초등학교]로 개명됐기 때문이다.

     

    개명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국민]이라는 단어 때문이다.

     

    국민학교의 숨은 뜻은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다니는 학교가 아니라,
    일본 천황의 국민이 다니는 학교라는 뜻이다.

     

    일제강점기 시절인 1941년 3월 31일
    일본은 민족말살정책의 일환으로
    당시 보통학교라 불리던 초등교육기관의 이름을
    [국민학교]로 변경했다.

     

    1945년 8월 15일 독립한 것을 생각했을 때
    50여년이라는 꽤나 긴 세월을
    일제의 잔재가 남은 명칭을 사용해오다가,
    다시금 일반적인 초등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의
    의미를 가진 이름으로 변경된 것이다.

     

  • ▲ 국민학교 시절 추억의 먹거리 ⓒ연합뉴스
    ▲ 국민학교 시절 추억의 먹거리 ⓒ연합뉴스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의 경우
    국민학교라는 잘못된 명칭을 악의 없이
    습관적으로 입에 배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혹여나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국민학교란 단어를 사용하신다면
    어린 손자, 손녀들은
    왜 국민학교가 아닌 초등학교란 말을 사용해야 하는지 말씀드리고
    “우리 손주 말 참 잘하네”란 칭찬도 듬뿍 받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