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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손주, 궁민핵교 맻 항년인교?”
“초등학교 3학년이요, 할매”지난 1996년 기자가 초등학교 3학년이던 시절
할머니와 나눴던 대화다.
굉장히 평범해 보이는 할머니와 손자의 대화내용 이지만
뭔가 위화감이 느끼진다.분명 같은 대상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할머니는 [국민학교], 손자인 기자는 [초등학교]란
각기 다른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 우스꽝스런 상황이다.25살 미만의 독자층들은 아마도
[국민학교]란 말이 익숙지 않을 것이다.
1996년 3월 1일부로
[국민학교]란 이름은 더 이상 사용되지 않고,
[초등학교]로 개명됐기 때문이다.개명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국민]이라는 단어 때문이다.국민학교의 숨은 뜻은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다니는 학교가 아니라,
일본 천황의 국민이 다니는 학교라는 뜻이다.일제강점기 시절인 1941년 3월 31일
일본은 민족말살정책의 일환으로
당시 보통학교라 불리던 초등교육기관의 이름을
[국민학교]로 변경했다.1945년 8월 15일 독립한 것을 생각했을 때
50여년이라는 꽤나 긴 세월을
일제의 잔재가 남은 명칭을 사용해오다가,
다시금 일반적인 초등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의
의미를 가진 이름으로 변경된 것이다. -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의 경우
국민학교라는 잘못된 명칭을 악의 없이
습관적으로 입에 배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혹여나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국민학교란 단어를 사용하신다면
어린 손자, 손녀들은
왜 국민학교가 아닌 초등학교란 말을 사용해야 하는지 말씀드리고
“우리 손주 말 참 잘하네”란 칭찬도 듬뿍 받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