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견제하는 구글, 새 안드로이드 홍보에 [LG전자] 택해 G시리즈 약한 브랜드에 [구글] 좋은 일만?… 업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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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과 LG전자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두 회사가 최근 한 달 사이에 합작 스마트폰과 태블릿까지
    연달아 내놓으면서 시장의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표면적으로는 LG전자와 구글의 협력관계가 단단해진 것처럼 보인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LG전자 입장에선 구글과의 협력이
    마냥 좋은 일만은 아니다.

    지난 10월 31일 출시된 합작폰 넥서스5로
    자사 스마트폰 브랜드 G2의 시장 파이까지 뺏어간다는
    [팀킬] 논란에 휩싸인데 이어 지난 10일 출시된 합작 태블릿으로
    일각에서 구글의 [하청 제조업체]라는  비판 여론까지 제기됐다. 

    17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구글과 LG전자의 과도한 협력관계는
    LG전자에게 득이 되는 만큼 실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 구글의 하청 제조업체 오명까지?

    구글과 LG전자의 첫 합작폰은 지난해 11월 출시된 넥서스4다.  

    그 전까지는 삼성전자와 넥서스2세대(넥서스S),
    3세대(갤럭시 넥서스) 폰을 합작해서 만들었다. 

    당시 삼성전자와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
    전략적 협력관계를 돈독히 해오던 중이었다. 

    구글과 합작품을 함께 만들었다는 것은
    제조사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얘기도 된다. 

    구글이 새로 나오는 안드로이드를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실력 있는 제조사를 선별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선택된 곳이 HTC(1세대 넥서스)
    삼성전자(2세대, 3세대), LG전자(4세대, 5세대)다. 

    제조사도 구글의 레퍼런스 폰을 통해
    자사의 기술력을 세계에 인정받는 기회를 얻게 된다. 

    삼성전자는 넥서스 2세대와 3세대를 통해
    갤럭시와 삼성의 브랜드를 알리는데 도움이 됐다.

    LG전자도 브랜드 알리기에는 성공했지만
    그 대신 시장의 우려를 증폭시키는 역풍을 맞고 있다. 

    차이점은 자사의 브랜드가 얼마나 확고했냐는 것이다.

    삼성은 합작폰을 만들 당시 갤럭시 브랜드로 애플을 바짝 추격한 상태였다. 

    LG전자는 넥서스5가 나오기 전에 자사 브랜드 G시리즈를
    내놓고 글로벌 시작에서 홍보를 벌이는 단계였다. 

    글로벌 시장에선 자리를 잡지 못한 상태이기도 했다. 

    1세대 넥서스에 참여했던 대만의 제조사 HTC는
    내세울만한 자사의 브랜드를 갖추지 못하고
    구글과의 합작폰을 만들다 실패한 업체다. 

    결국 구글의 새 운영체제를 알리는 데만 좋은 일은 한 셈이다.
    자사의 브랜드 없이 합작폰에 뛰어들다 시장대응에 늦은 탓도 있다. 

    LG전자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 3분기 LG전자는 스마트폰 글로벌 순위 5위를 기록했다.
    2분기보다 2단계나 순위가 하락한 것이다.

    자사 브랜드 파워가 약한데 구글과의 협력제품이 늘어나다보니
    구글의 하청 제조업체라는 업계의 비판이 따르게 된 것이다.  

    #. 구글의 절묘한 양다리 전략, LG전자만 피해?

    올해 들어 구글과 삼성의 협력관계가 흔들리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구글과 삼성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
    똘똘 뭉칠 때 와 달리 지금은 서로를 위협할 정도로 커졌다.

    사업적 파트너로서 협력이 필요한 만큼 견제도 심해진 것이다. 

    구글은 모토로라를 인수해 하드웨어 사업에 뛰어들었고
    삼성도 운영체제 타이젠에 투자하며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둘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르게 된 결정적인 이유다.

    구글이 4.4킷캣 안드로이드 최신버전을 알리기 위해
    이번에는 LG전자에 손을 내밀었다. 

    구글 입장에선 삼성보단 LG와 합작품을
    내놓는 게 덜 부담스러운 것이다.

    그렇다면 LG전자는 왜 구글의 손을 잡았을까. 

    일반적으로 합작모델로 제조사가 돈을 벌어들이기는 쉽지 않다. 

    이를 감안하면서도 LG전자는 브랜드 파워라는
    이득을 노렸다는 게 업계의 추론이다. 

    하지만 합작품들로 구글의 하청 제조업체라는 오명에
    자사 시장을 파먹는 스마트폰까지 만들었다는
    업계의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최근 LG전자의 글로벌 순위를 빼앗은
    중국 업체 화웨이, 레노버 등도 독자노선을 타고 있다. 

    화웨이는 공격적으로 시장 확대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LG전자는 독자 브랜드 G시리즈를 전면에 내세워
    글로벌 진출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중국 LTE 시장도 뚫어서 최대 시장인 중국을 잡아야
    점유율 확대와 순위탈환이 가능하다.  

    협력관계와 합작모델도 중요하지만,
    자사의 경쟁력 제고가 더 필요할 때다."

       -업계 관계자


    최근 출시된 구글과 LG전자 합작 태블릿 [LG G패드 8.3 
    구글플레이 에디션]의 판매는 구글이 담당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레퍼런스폰과 마찬가지로 합작 테블릿에서
    LG전자가 얻는 수익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LG전자 구본준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