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 정책·의료공공성 강화·건보제도 개선 등 [2개 과제 집중 논의]
의료수가 인상, 결국 건보료 인상 “의협-정부 국민 뜻 잘 살펴야”

 
원격의료·영리병원 등의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 중인 정부와 대한의사협회가
22일 [의료발전협의회]를 통해 
어떤 합의점을 찾을지 
주변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의사들은
오는 3월3일 
조건부 총파업을 예고한 만큼
협상 과정이 긴박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들의 요구대로 
의료수가 인상부터
원격의료,
영리 자회사 허용 등
이들 주제에 대한 
양측 간의 견해차가 커 
원만한 대화가 이뤄질지는
미지수 상태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7일 오전 서울 정동의 한 음식점에서 만나
의-정 협의체 명칭과 주요 안건 등을 논의했다.

이들의 만남은 
의협의 원격의료 도입 반대와 
의료제도와 건강보험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3월3일 총파업을 발표한 뒤
공식적으로는 첫 만남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복지부와 의협은
협의체 이름을 [의료발전협의회]로 정하고
22일 오후 의협회관에서 
1차 회의를 하기로 결정했다.

22일 안건은
의료제도와 
건강보험 등 
두 분야로 나뉜다.

"협의체 이름을 짓고
회의 일정을 잡았을 뿐,
구체적인 논의 주제는 아직 미정이다.

의료제도와 건강보험제도 개선 분야를 다루되
협의체에 의-정 외에 
다른 구성원이 들어올지 등은
앞으로 다시 정할 예정이다."

   - 성창현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팀장


의협 측은 
정부에 제안할 주요 의제로 
[보건의료 정책 개선-원격의료],
[건강보험 개선-보장성 강화 방안],
[전문성 강화- 전공의 처우개선],
[기타 의료제도 개선-의료정보 보호 대책, 
의료전달체계 개선] 등
4가지를 꼽았다.

그러나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의협이 겉으로는 
원격의료와 영리 자회사 도입 반대를 외치지만,
주된 협상 주제는 수가 인상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는 의견이다. 

사실상
원격진료와 의료법인 자회서 설립 허용 반대는
특별한 명분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

의협은 
원격진료가 동네 의원들을 죽이는 행위라 하지만
요즘은 수도권이 아니더라도 
시골 어디에나 병·의원이 천지인 상황에
굳이 원격 진료는 의미가 없기 때문에
망할일이 없는데다,

다만 오지 위치한 만성 질환자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 장애인 등은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논리가
지극히 문제될 게 없기 때문이다. 

의료법인의 자회사 설립도 
현재 대형병원이 
장례식장, 주차장, 식당 등의 
부대사업을 진행하고 있듯
이미 시행 중인 제도다.
 
특히
의료계 전문가는
의료 민영화라는 것은 
무엇보다 우리 건강보험제도가 규정짓고 있는
[당연지정제](의료기관이 의무적으로 건보 환자를 진료하는 제도)를
폐지할 경우 성립되는 뜻으로,
원격진료나 의료 법인 자회사 설립 등은 
이와 아무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의협이 타협하고 싶은 것은
[의료수가 인상]에 대한 것으로,
이를 단지 [건강보험 제도 개혁]으로
달리 표현하고 있을 뿐이라는 의견이다.

"의협은 
현재 동네 병원들의 경영이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에도
최근 건강보험 재정이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는 경기 침체의 장기화로 인해 
병원을 찾는 사람이 줄어들어 생긴 
일시적 현상이다."

   - 정부의 한 관계자


따라서 
의협은
[의료발전협의회]가 열리기에 앞서
국민의 입장을 최대한 배려해야할 의무가 
있다는 게 주변인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의협이 바라는 
의료수가 인상이 
결국 건강보험료 인상을 의미하고
이는 곧,
의료소비자이자 건강보험료 재정 부담자인
일반 [국민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의협이 [의료발전협의회] 자리에서 
의료수가 인상을 요구한다면 
반드시 정부 당국은 소비자에게 
그 필요성을 설명하고 국민의 판단을 
먼저 구해야할 의무가 있다.

의협이
파업이라는 협박으로
죄 없는 환자들에게 
또 다른 피해가 돌아오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 같다.

최근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에 대해 
개원가에서도 우려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파업은 또 다른 의미이기 때문에
동참할 계획은 없다."

   - 서울시내 한 내과 병원장


이와 관련 
의협 관계자는 
이렇게 강조했다.

"저수가 문제는 잘못된 건보제도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개선해야 할 사항 중 하나로
우리가 단순히 수가 인상을 요구하면서 
집단행동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는 
의료 현안에 대한 의-정간의 입장 차이가 컸지만,
그 외 다양한 의견도 오고간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협의회 운영을 통해 
국민이 안전하게 치료받고,
의사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진료할 수 있는 의료정책과
건강보험 제도 개선안이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이용진 간사 (의협 기획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