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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에서 생산되는 쌀이 다양한 브랜드로 출시되고 있으나 쌀의 품질을 판단할 수 있는 검사에 의한 ‘등급’ 표시율이 낮아 선택정보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판매되는 브랜드 쌀 92종의 표시실태를 조사한 결과, 품질 등급을 ‘미검사’로 표시한 제품이 71.7%로 나타나 소비자가 품질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접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미검사’ 그 다음으로는 ‘2등급’(14.1%), ‘1등급’(12.0%) 순이었다.
「양곡관리법 시행규칙」에 의하면 쌀의 등급표시는 특·상·보통 등급으로 표시하되, 등급검사를 하지 않은 경우는 ‘미검사’로 표시하도록 하고 있어 사실상 등급표시제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농림축산식품부는 2013.10. 5개 등급(1등급∼5등급)을 3개 등급(특・상・보통)으로 표시하도록 「양곡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함.
실제로 최근 3년 이내 브랜드 쌀을 구입한 소비자(434명)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쌀 구입 시 가장 많이 고려하는 사항은 ‘생산년도’(3.13점, 4점 척도)였고, 다음으로 ‘도정연월일’(3.00점), ‘구입가격’(2.88점) 순이었다. ‘품질 등급’(2.43점)에 대한 고려정도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으며, 이는 ‘미검사’ 표시가 많아 소비자 선택정보로써의 활용도가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또 쌀을 선택한 주된 이유를 살펴보면 ‘전에 먹어보니 맛이 좋아서’(46.5%)가 가장 많았고, ‘값이 저렴해서’(25.6%), ‘생산지가 마음에 들어서’(24.0%), ‘할인행사를 해서’(16.4%), ‘이름 있는 브랜드 제품이어서’(12.9%), ‘판매점에서 주로 취급하는 브랜드여서’(12.7%)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품질 등급’이나 ‘품종’ 등 품질표시사항 관련 항목을 선택한 비율(각각 11.8%, 7.6%)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쌀의 품질과 관련하여 불만을 경험한 소비자는 13.8%(60명)였다. ‘구입한지 얼마 되지 않았으나 오래 묵은쌀 느낌이 난다’(66.7%)는 불만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밥의 질감이나 맛이 이상함’(36.7%), ‘벌레가 생김’(23.3%), ‘싸라기 쌀이 다수 포함’(15.0%) 등으로 나타났다(중복응답).
시장조사국 거래조사팀 배윤성 팀장은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구입 쌀의 품종을 잘 모르고 구매한다. 품질표시사항(생산년도, 도정연월일, 품종, 등급 등) 확인 후 구입해야 하고, 오래 두면 신선도가 떨어지고 영양분이 빠져나가 개봉 후 1달 이내에 소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브랜드 쌀의 품질 등급 표시비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관련 부처에 건의했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에게는 쌀을 구입할 때 포장의 표시사항을 꼼꼼히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