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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중장거리 노선을 확대·강화하는 프리미엄 경쟁에 돌입했다.
이는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약진으로 단거리 노선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중장거리 노선에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포석이다.
올해 공세로 전환 아시아나항공이 먼저 시선을 모으고 있다. 차세대 프리미엄 항공기 A380 2대를 금년 5월과 6월에 도입해, 장거리 노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또 내년 A380 2대, 2017년 2대 향후 총 6대를 도입하고 차세대 대형기 A350은 2017년 4대, 2018년 4대를 합해 총 30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2011년부터 A380기를 도입해 현재는 총 8대를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투자계획을 1조 8963억원으로 잡고 A380 2대와 A330 3대 등 7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 하늘 위 특급호텔 A380 차별화 승부수?
A380은 미국 에어버스사가 개발한 세계 최대, 최고가로 유명한 항공기로 일명 ‘하늘 위의 호텔’이라 불린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똑같은 A380기를 운영하지만 디자인·시설이 전부 달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내부에 기내 면세품 전시공간을 운영하고 있고 일등석과 비즈니스석 승객을 위한 셀레스티얼 바(Celestial Bar)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에 대한 고객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비행기 안에서 기내 면세품을 여유롭게 보고 직접 살 수 있어 고객들이 좋아한다”며 “셀레스티어 바에서는 승무원이 직접 칵테일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많은 고객들이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이런 서비스 공간을 줄이는 대신 승무원의 프리미엄 기내 서비스로 승객을 대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두 항공의 좌석의 수와 간격, 디자인에도 차이가 있다. 대한항공은 일등석 12석, 비즈니스석 94석, 일반석 301석 총 407석으로 구성돼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일등석 12석, 비즈니스석 66석, 일반석 417석 총 495석을 운영한다.
아시아나항공은 A380 퍼스트클래스 좌석마다 미닫이문을 달아 승객의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보장하는 레이아웃으로 설계될 예정이다.
또 퍼스트클래스 좌석마다 32인치 크기의 대형 모니터화면을 설치해 대한항공의 23인치 모니터와 차별화를 뒀다. 앞뒤 좌석 간격은 대한항공과 동일한 83인치(210.8cm)이다. 아시아나항공은 A380의 기내 환경 조성을 위해 영국의 인테리어 디자인업체 탠저린사와 계약을 맺었다.
◇ 수익성 개선 장거리 노선 효과는?
아시아나항공의 비즈니스석 간격은 74.5인치(189.23cm)로 대한항공 74인치(187.96cm)보다 0.5인치가 길다. 특히 일등석과 비즈니스석 화장실의 경우 환복까지 가능할 정도로 공간을 넓혔다. 대한항공은 한 개 층(2층)이 모두 비즈니스석으로만 구성됐고 좌석이 180도로 완전히 누울 수 있도록 디자인돼 여타 항공사의 일등석에 준하는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일반석의 경우 대한항공은 좌석 숫자가 적고 33~34인치로 타 항공사 A380과 비교했을 때 가장 넓은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은 33인치(83.82cm)로 대한항공보다 2.54cm 짧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일반석 좌석간 거리가 일반 항공기와 비슷해 10시간 이상 장거리 노선으로는 간격이 너무 좁지 않느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 유수의 항공사들이 A380 항공기에 자사 컨셉트에 맞춰 다양한 편의 시설을 맞춤형으로 장착하고 탑승객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뜨거운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역시 향후 중장거리 노선에서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프리미엄 서비스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A380으로 인한 매출 기여도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김수천 사장은 A380이 기존 대형기인 B747보다 연료효율이 좋아 좌석당 비용을 7% 정도 절감할 수 있다면서 “로스앤젤레스에 A380이 매일 들어가면 100억∼200억원의 수지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