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 2, 3단계 신도시 건설 및 플랜트, 군사시설 등 100억달러 규모 노린다
  • ▲ 한화건설이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km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에 짓고 있는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현장.ⓒ한화건설
    ▲ 한화건설이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km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에 짓고 있는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현장.ⓒ한화건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 11일 집행유예로 풀려남에 따라, 한화건설의 이라크 재건사업 추가 수주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12일 한화건설에 따르면 김 회장의 경영 부재로 현재 10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이라크 재건사업 추가 수주가 답보 상태에 놓여 있는 상태다.


    한화건설은 김 회장의 진두지휘로 지난 2012년 우리나라 해외건설 역사상 최대 규모인 80억달러(9조원)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를 수주한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은 '제2의 중동붐'을 일으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며, 당시 상당수 우리나라 건설사들이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에 대해 '쉽지 않은 사업'이라며 발을 빼던 상황에서 결단을 내렸다.

    한화건설 전체 인력의 10%에 육박하는 직원 150여명을 TF팀에 보내 '다른 일은 하지 말고 오직 신도시 건설 수주에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하는 등 사활을 건 것이다.


    김 회장은 "이라크 프로젝트는 하늘이 우리에게 준 절호의 기회다. 이라크 신도시 건설을 통해 제2의 중동붐을 일으키자.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현장에 내 '야전숙소'도 만들라. 최선을 다해 한국 건설의 힘을 보여주자"며 직원들과 현장에서 함께 할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 ▲ 김승연 회장이 이라크 신도시 현장 캠프를 방문, 현장에 야전 숙소를 마련해 달라며 임직원들과 화이팅!을 외치는 모습.ⓒ한화건설
    ▲ 김승연 회장이 이라크 신도시 현장 캠프를 방문, 현장에 야전 숙소를 마련해 달라며 임직원들과 화이팅!을 외치는 모습.ⓒ한화건설



    하지만 김 회장의 공백은 한화건설의 총체적 위기로 이어졌다.

    이라크 2, 3단계 신도시 건설공사는 물론, 지난 2012년 7월 누리 알 말라키 이라크 총리가 김 회장에게 직접 제안한 발전·정유시설, 학교, 병원, 군시설현대화, 태양광사업 등 100억달러 규모의 추가 재건사업 수수가 사실상 올 스톱된 것이다.

    당장 발등의 불은 우리나라 해외건설 수주 역사장 가장 규모가 큰 80억달러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에 켜진 적신호다. 오너가 부재중인 회사에 선수금을 지불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라크 NIC(National Investment committee. 국가투자위원회) 사미 알 아라지(Dr. Sami Al-Araji) 의장은 김승연 회장에 대한 끝없는 신뢰로 화답했다.

  • ▲ 횡령ㆍ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마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12.8.16.ⓒ연합뉴스
    ▲ 횡령ㆍ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마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12.8.16.ⓒ연합뉴스

     

    지난해 초 한국을 직접 찾은 사미알 아지 의장은 "현재 김 회장이 처한 상황을 잘 알고 있다. 우선 경영공백이 발생하고 있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 문을 연뒤 "김 회장이 직접 바그다드를 방문해 공식 계약을 체결한 후 상황이 발생하면서 수금 지급을 잠시 망설였지만, 한화가 선도적인 기업으로써 분명한 의지와 용기를 보여줬고, 이라크 정부와 국민 역시 이를 인정해 7억7500만달러를 지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동 국가의 특성상 오너가 아닌 월급쟁이 CEO와 어떤 결정을 할 수 없는 구조다. 김 회장의 공백이 없었다면, 한 때 해외 건설 수주 1위까지 치고 올라갔었던 한화건설의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건설이 그동안 벙어리 냉가슴으로 김승연 회장의 경영복귀를 기다려 온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