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시장 영향 업계 촉각DIY 익숙치 않은 국내 소비자 "두고봐야"중소 가구업체는 타격 시각도
  • ▲ ⓒ이케아코리아 홈페이지
    ▲ ⓒ이케아코리아 홈페이지


    유통업계의 '공룡' 아마존이 있다면 가구업계에는 '이케아(IKEA)'가 있다. 올해 말 이케아가 한국에 본격 진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가 떠들썩하다. 이케아코리아는 경기도 광명에 1호점을 개점하고 이어 경기도 고양시, 서울시 고덕동에 점포를 열 것으로 보인다.

◇ 이케아, 가구업계의 '공룡'으로 

유럽인의 10%가 이케아 침대에서 태어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케아는 유럽의 '국민 가구'다. 나아가이제 이케아는 전세계 42개국에 345개 매장을 갖고 있는 세계적인 가구 업체로 손꼽히고 있다. 

이케아는 소비자들이 가구 부품을 구입, 직접 조립하는 DIY(Do It Yourself) 방식으로 가구를 판매, 거품을 뺀 착한 가격으로 유명하다. 더불어 팬시한 디자인도 고객의 이목을 끌고 있다. 단점이라면 조립하는 일이 간단치 않고 튼튼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케아가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역시 경쟁사보다 평균 30% 이상 낮은 '가격'이었다. 

1999년 이케아는 10년간 모든 가구의 가격을 20% 낮춘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불가능할 것이라는 업계의 시각에도 불구하고 2009년까지 이케아는 연평균 2%씩 가격을 인하, 경쟁사보다 20~50%까지 낮은 가격으로 가구를 판매하게 됐다. 

이케아가 저렴한 가격 책정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전세계 55애국 1300여개 협력업체 중 가장 저렴한 생산라인을 이용하고,  외곽지역에 출점하면서 특별한 홍보 없이 제품 카탈로그만 무료로 배포해 홍보 비용을 최소화했다는 점에 있었다.

그 결과 같은 기간 매출은 70억유로에서 218억유로로 세 배가 뛰었고, 2013년 매출이 전년 대비 3.1% 늘어난 279억유로(한화 42.6조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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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케아, 한국으로

  • 세계적인 스웨덴 가구 기업 이케아가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한 것은 2011년 12월이었다. 이케아는 광명에 한국 1호점을 열기로 했고 현재는 경기 고양시 원흥지구에 5만1297㎡ 규모 부지를 사들이며 2호점 개장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서울 고덕동 일대 상업업무 복합단지에 1만3000㎡의 단독 매장을 설립하기로 MOU를 맺었다.

    온라인 가구 시장이 발달하며 이케아는 이미 국내 시장에 자리잡은 상태다. 우리나라에 직영 매장이 없음에도 이케아의 심플한 디자인에 열광하는 한국 고객들이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가구를 구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케아의 상품 시장은 2008년을 기점으로 온라인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이케아가 드디어 국내 직영점을 내놓겠다고 했다. 우리나라 가구업계는 긴장하며 이케아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계속된 경기 침체로 가구 수요가 줄어들어 내수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이케아의 국내 진출 소식이 반가울리 없다.

    국내 가구 단지들은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지난 6일에는 이케아의 고양시 입점을 반대하는 결의안이 경기도의회 상임위원회에서 의결되기도 했다. 지역 가구산업에 큰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이케아의 원흥지구 부지매입 철회를 촉구한 것이다.

    이러한 우려가 있는 반면, 한국 가구 시장과 맞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완제품을 판매하는 우리 가구업체와 달리 이케아는 '조립'해야하는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는 아직 국내 소비자들에게 친근하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가구업체 한샘 측은 "완제품은 상당하지만 조립식 가구 분야의 규모는 적다"고 전했다. 그만큼 DIY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샘 측 관계자는 "이케아는 생활용품이 60~70% 차지하고 있고 가구는 40%가 안된다"며 "한국 가구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한국의 DiY 시장이 얼마나 커질지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의 가구 시장은 DIY에 친숙하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이케아는 일본에 진출했다가 사업 실패로 1986년 철수, 2006년 다시 진출했고, 중국에는 진출 초기 적자를 면치 못해 체면을 구긴 바 있다. 한국 역시 이케아가 추구하는 조립식, 직접 배송, 일회용 가구 문화에 익숙한 시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중소 가구업체들에는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케아가 뛰어난 점은 '가격 경쟁력'이다"라며 "그런 면에서는 중소 가구업체에 영향이 없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