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보수 삭감 잇따라... 회장 연봉 10억 가까이 줄 듯신규 채용도 '멈칫'... 외국계 은행 두드러져
  • ▲ 계속되는 저금리 기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중 은행들이 임원 보수를 줄이고 고용에도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마른 수건 쥐어짜기에 나섰다. ⓒ 연합뉴스
    ▲ 계속되는 저금리 기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중 은행들이 임원 보수를 줄이고 고용에도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마른 수건 쥐어짜기에 나섰다. ⓒ 연합뉴스


    계속되는 저금리 기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중 은행들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회장과 최고경영자를 포함한 임원의 보수를 깎는가 하면, 신입 행원 고용에도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겨울의 추위보다 더 매서웠던 은행권 한파는, 봄을 앞두고 날씨가 점차 따뜻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 임원 연봉 줄이고…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최근 임원의 보수를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과 서진원 신한은행장의 보수는 37~40% 삭감된다. 은행 외 다른 계열사의 CEO와 임원 보수도 각각 25%, 15% 낮출 방침이다.

KB금융은 임영록 회장의 보수를 35%가량 낮추기로 했다. KB금융은 이 같은 임원 보수 삭감안을 21일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이건호 국민은행장 등 자회사 CEO들은 15~20%, 임원은 10% 안팎 삭감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도 김정태 회장을 비롯해 김종준 하나은행장, 윤용로 외환은행장 등 자회사 CEO와 임원들의 보수를 KB금융과 비슷한 폭으로 깎을 것으로 전해졌다.

각 지주사들의 결정에 따라, 회장들의 연간 보수는 평균 20억~30억원 수준에서 13억~19억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 신규 고용 '멈칫'

은행권 한파는 신입 행원 고용에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100대 기업에 포함된 8개 시중은행이 지난 2010년 이후 2년 간 고용을 거의 늘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특히 이런 모습은 외국계 은행에서 뚜렷하게 드러났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민·기업·외환·우리·신한·씨티·하나·SC 등 국내 시중은행 8곳을 대상으로 2010~2012년 고용율 증감을 조사한 결과, 4곳에서 신입 행원 고용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감소세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외국계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다. SC은행은 고용 인원이 13.3% 줄었다. 직원수가 2년 새 6546명에서 5675명으로 1천명 가까이 줄었다.

같은 외국계인 씨티은행이 직원을 4.3% 줄였고, 국민은행이 3.6%, 하나은행이 0.1%의 감소율을 각각 기록했다.
 
외국계 은행들이 고용을 크게 줄인 것은 실적 부진으로 인한 구조조정 단행의 결과로 풀이된다. SC은행은 2011년 1천명에 이르는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했고 2012년에는 공채를 실시하지 않았다.
 
SC은행은 지난해 1~3분기 당기순이익이 17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다. 특히 3분기에는 정기 세무조사에 따라 세금 590억 원을 납부한 탓에 322억 원의 적자를 냈다.
 
고용인원이 가장 많은 국민은행은 분사와 명예퇴직이 겹쳐 직원 수 가 줄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2011년 국민카드 분사로 인해 직원 1300여 명이 빠져 나갔고 2010년에는 명예퇴직이 실시돼 과거에 비해 인원이 줄었다"고 말했다.
    
반면, 기업은행은 조사대상기간 고용 인원이 10099명에서 11356명으로 12.4% 늘어 8개 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기업은행 측은 "정부 일자리 정책에 호응해 불경기에도 불구 2011년과 2012년에 고졸 채용을 늘리고 공개 채용 인원을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 신한은행(8.4%), 외환은행(6.5%), 우리은행(4.7%)도 고용을 늘인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