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2개월 만에 다시 신청… 중장기적 생존방안 마련위해
  • ▲ 이준우 팬택 대표(가운데)가 지난해 10월 10일 오전 서울 상암동 팬택 R&D센터에서 ‘베가시크릿 노트’를 공개하고 있다.ⓒ연합뉴스
    ▲ 이준우 팬택 대표(가운데)가 지난해 10월 10일 오전 서울 상암동 팬택 R&D센터에서 ‘베가시크릿 노트’를 공개하고 있다.ⓒ연합뉴스


    팬택이 2년 2개월 만에 다시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 3위인 팬택은 삼성과 애플로 쏠린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하고 또 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25일 팬택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주요 채권금융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재무적 건전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함으로써 중장기적 생존발전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워크아웃을 추진 중이다. 이번 워크아웃은 회사의 근본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기술기업 팬택, 힘 못 쓰는 이유

    팬택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품질력, 상품력 등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스마트폰 시장의 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시장이 장기간 삼성과 애플로 쏠려 팬택이 시장의 점유율을 키우는데 한계로 작용했다. 

    여기에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의 인수도 팬택을 위협했다. MS의 노키아 인수, 레노버의 모토로라 인수 등 글로벌 인수합병으로 경쟁 구도가 더 치열해졌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기술경쟁보다는 마케팅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 점도 기술기업 팬택에 악영향을 미쳤다. 

    팬택 관계자는 “마케팅 강화와 신기술 연구개발 등 역량제고에 필요한 외부투자 유치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워크아웃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했다. 

    22개월 만에?

    팬택은 지난해 9월 말 선제적으로 고강도의 사업구조 혁신을 단행했다. 생존력을 높일 수 있는 국내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해외사업은 수익성 위주로 재편한 것이다.  운영인력의 30%를 축소하는 등 내부적으로 경쟁력 강화에도 나섰다.  

    이 결과 지난해 4분기 직전분기에 기록한 1900여억원에 달하는 적자규모를 대폭 줄여 올해 들어서는 1월 손익분기점을 넘어 흑자를 달성하는 등 경영정상화에 청신호를 보였다.

    하지만 신제품 베가 시리즈가 취약해진 재무구조를 회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팬택은 워크아웃 졸업 이후 지난해까지 6분기 연속적자로 인해 재무적 안정성이 취약해진 탓이다. 결국 워크아웃을 졸업한지 2년 2개월 만에 다시 워크아웃을 추진키로 의견을 모았다.

    팬택 관계자는 “이번 워크아웃을 통해 팬택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안정적인 유동성을 확보할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중장기적인 생존과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고 궁극적으로 외부투자유치를 통한 경영정상화를 실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팬택은 지난 2007년 유동성 위기를 맞아 기업구조조정법이 실효된 상황에서 국내기업 역사상 최초로 99.9%이상의 채권단의 동의를 얻어 자발적 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바 있다. 

    기업개선작업 착수 이후 2007년 3분기부터 2011년 4분기까지의 기간 동안 누적매출 10조 1,777억원, 누적 영업이익 7,130억원의 18분기 연속영업흑자를 달성해 성공적으로 2011년말 기업개선작업을 종료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