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요양병원 10여년 새 20배 증가, ·진료비 20% 이상 늘어
'의료진·간병인력·의료장비' 꼼꼼히 체크, "5등급 하위 20% 병원 피해야’


본격적인 100세 시대에 노인성 질환자가 늘어남에따라 요양병원도 급속히 증가, 이에 대한 의료서비스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현재 국내 1000개가 넘는 요양병원이 난립하고 있으나 이 가운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1등급으로 평가한 곳은 100여개 뿐인 것으로 드러났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발표한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11.8%로 1980년 3.8%에서 급격히 증가한 수치를 보였으며, 2030년에는 65세 이상의 노인 비중은 24%로 증가할 전망이다.

때문에 이 상황은 시장에 즉각 반영돼 노인 만성질환 위주의 요양 의료서비스 기관이 크게 늘어 지난 2002년 54개에 불과했던 요양병원이 현재(2013년 12워 기준) 1232개 기관으로 10여년 만에 20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발표한 ‘2013년 진료비통계지표’에서 요양병원 현황과 진료형태별 요양기관종별 심사실적 등을 분석한 결과, 상급종합병원 5.8%, 종합병원 7.9%, 병원 10.4%, 의원 1.8% 증가한 반면 요양병원은 21.1%로 눈에 띄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또 요양병원 건당진료비도 2003년 24만 1839원에서 2013년 60만5055원으로 대폭 상승했으며, 전체 급여비도 2003년 410억7227만원에서 2013년 2조4041억5639만원으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나타내고 있다.

요양병원 개설현황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96개, 부산 172개, 대구 59개, 인천 56개, 광주 36개, 대전 48개, 울선 41개, 경기 252개, 강원 26개, 충북 39개, 충남 63개, 전북 80개, 전남 59개, 경북 99개, 경남 93개, 제주 7개, 세종 6개 기관 등이다. 

이러한 상황에 부모나 자신의 노후를 ‘가족이 책임져야만 한다’는 견해와 관련, 현대인들의 인식은 어떨까.

통계청이 조사한 결과 지난 2000년대 초반 70%에서 2012년 33%로 절반 이상 줄어듬든 동시에 가족과 정부, 사회가 함께 돌봐야 한다는 의견이 18%에서 48.8%로 늘어난 수치를 보였다.

실제 주변을 살펴보면 부모를 모시고 사는 대가족의 수가 점점 줄어 드는가 하면, 맞벌이 가정이나 1인 가구의 수가 급격히 늘어난 상황이다. 

특히 대가족 중에서도 중증 치매, 뇌졸중 등 지병의 급작스러운 악화로 지속적인 보살핌과 치료가 필요한 노인이 있는 경우에는 질 좋은 요양병원의 고품격 서비스가 절실해진다. 가격과 규모에 따라 이에 대한 서비스 질이 천차 만별이기 때문이다.

편차가 큰 요양병원 중에서 일명 좋은 요양병원, 나의 형편에 맞는 요양병원을 현명하게 고르는 법을 꼼꼼히 체크해 보는 게 중요하다.

심평원의 김계숙 평가기획실 실장은 “요양병원은 병원 간의 진료 편차가 크다. 시설이나 인력이나 질적 수준을 확보하지 않은 벼원도 많다”며, “때문에 우리의 요양병원 적정성 평가는 의학적 측면에서 진료가 타당한가, 비용 측면에서 의료 서비스가 제대로 되고 있는가 등을 평가하고 공개해 소비자가 합리적으로 병원을 선택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우선 요양원을 택할 때는 ‘의료진, 간병인력, 의료장비’ 등이 제대로 갖춰진 곳인지, 의료·간병 서비스의 질적 수준이 어떤지를 따져보는 게 가장 중요하다.

특히 노인성 질환을 앓는 노인이 찾는 곳인 만큼 전문적 치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당장은 큰 병이 아니더라도 고혈압, 당뇨병, 협심증 등의 질환에 대한 가능서이 높아 최소한 간호사와 물리치료사 등이 상주하는 곳이 바람직하다는 게 의료계의 중론이다.

또한 노인 질환을 다루는 신경과 정신과 내과 가정의학과 재활의하고가 등 전문의가 있는지 살펴보고, 의사 1명이 환자 몇 명을 담당하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요양병원에서는 평균 의사 1명당 환자 31명, 간호사 1인당 환자 11.4명을 담당한다. 여기에 임상병리사와 사회복지사는 필요 인력으로 갖추고 있는 게 좋다는 의견이다.

김계숙 실장은 “노인 병원 선택시 각 인력의 이직률과 재직일수 확인도 중요하다”며 “이직률이 낮다는 건 그만큼 간호사나 인력이 오래 근무하기 좋은 곳이라는 뜻으로 병원에서의 환경이 좋기 때문에 환자에게도 좋은 병원이라는 논리가 성립된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는 일반 병원과 다른 요양병원에 맞는 환경의 중요성이다. 

병원 바닥에 턱이 있는지, 거동이 불편할만한 구조는 아닌지, 보행이나 휠체어 이동 시 장애물이 될만한 점은 없는지, 욕실과 화장실 등에 응급호출벨 있는지, 시설 곳곳에 안전손잡이 등이 설치 됐는지 등 노인 처지에 맞는 눈높이로 병원을 바라봐야 한다는 점이다.

통상 노인이 되면 질병 악화와 노화 진행으로 일상생활을 혼자 해내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해 발생되므로 기본적인 안전시설이 없다면 거동조차 못하는 노인으로 퇴화 시키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요양병원의 수준 높은 질을 결정 짓는 또 하나는 노인에게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들로 판단이 가능하다. 언어치료사, 물리치료사 등의 재활치료 인력과 프로그램이 충분한지 체크해봐야 한다. 

예컨데 서울시 S노인요양병원 측은 병원 내 실내 체육관에서 다양하고 안전한 재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질병과 노화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요양병원 내에서 생활을 즐겁게 만들어 주는 데 한 몫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요양병원은 일반 병원과 달라 노인들의 의료 외에도 여가 프로그램이 다양한지, 장기 입원 환자를 위한 독립공간과 휴게실 등 편의시설도 쾌적한지 확인해야한다”며, “충격적인 사실은 국내 식당, 휴게실 등 편의시설을 모두 갖춘 곳은 1100여개 요양병원 중 단 300여개 뿐이다. 남은 여생을 요양병원에서 보내는 만큼 시간을 알차게 보낼 여가 프로그램과 공간이 의료 서비스만큼이나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의료 서비스 수준을 꼽는다.

노부모를 요양병원에 입원시키기 전에 확인해봐야 할 필수 요소는 장기입원 환자 중 오래 방치하면 문제가 되는 ‘소변줄(유치도뇨관)’ 환자와, 욕창 발생 환자의 비율, 폐렴과 패혈증 발생률 등이다.

요실금 같은 배뇨장애가 있는 환자라도 장기간 소변줄을 꽂고 있으면 요로감염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권장하지 않고,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에게 요로감염이 발생하면 치사율이 높은 패혈증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위험하다.

특히 모든 중증환자에게 소변줄을 꽂은 병원이 있는 반면, 한 명도 삽입하지 않은 병원이 있는 등 의료원마다 큰 차이가 있어 정상적인 배뇨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지의 여부를 가리는게 좋은 요양병원을 택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의료계의 한 전문가는 강조했다.

또한 욕창의 빈번한 발생 역시 환자 관리에 소홀하다는 증거이니 확인해보게 필수다. 노인 환자에게 많이 발생하는 당뇨병 역시 관리가 소홀할 경우 신장질환이나 당뇨병성 망막병증, 뇌졸중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검사와 치료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체크해야 한다

여기에 당뇨의 진행 정도를 알아보기 위한 ‘당화혈색소’ 검사는 대부분 실시하지만 전혀 실시하지 않는 기관도 29개나 된다. 이처럼 노인 환자의 진료는 요양병원별 편차가 크기 때문에 반드시 확인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심평원의 한 관계자는 “요양병원 적정성 평가에서 5등급을 받은 곳은 피하는 게 좋다. 영역별로 절대평가를 통해 점수를 내고 그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정해 등급을 나눈 것이어서 좋은 등급을 받은 병원이 모든 영역에서 우수하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5등급을 받은 하위 20%는 문제점이 많다고 판단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평원의 요양병원 적정성 평가에서 1, 2등급을 받은 병원 중 상태에 따라 고려해야 할 요소를 정해 병원을 선택한다면 현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의료인력, 장비, 시설 등에 대한 27개 진료환경 항목과 소변줄 삽입, 욕창 발생 등에 대한 16개 진료내용 항목을 평가해 공표하는 심평원의 결과는 심평원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전국의 요양병원 평가 결과를 1등급에서 5등급까지 안테나의 개수로 표시해 공개하고 있으며, 안테나를 클릭하면 해당 병원의 평가지표별 값도 확인 가능하다.

이 밖에 정부 역시 지난 1월부터 요양병원 인증 의무제를 도입, 의료기관인증평가원에 이를 위탁해 시행 중으로 현재 총 51개 요양병원이 인증평가를 통과해 올해는 200개 정도의 요양병원이 인증평가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