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소비자간 중재역할 없이 몸집 불리기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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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금융협회가 카드사와 소비자간 중간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최악의 정보유출 사태로 카드업계와 소비자 모두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조정자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여신협회가 종이전표수거업무에 집중하는 등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여신협회는 회원사인 카드사가 1억여 건의 고객 정보를 유출해 국민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던 지난 1월, 수익사업인 종이전표수거업무에 나설 것을 발표했다. 이후에도 지난 3개월간 카드사에 대한 소비자 물만을 해소하기 위한 행동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사의 이익을 대변해줘야 할 여신협회의 역할이 아쉽다"며 "정보유출로 시끄러운 와중에 종이전표 수거업무 등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도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협회가 수익사업(종이전표수거업무)을 하면 회원들 회비를 줄여줄 수도 있고, 소비자와 관련된 사안이면 괜찮을 수도 있지만 협회 고유 수익사업으로 도전한다면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밴사업계도 그동안 각 카드사가 밴사에 위탁해 수행하던 종이전표수거업무를 여신협회가 한다는 것은 밴 대리점 종사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협회의 업무 확장을 위한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박성원 신용카드밴협회 사무국장은 "여신협회가 카드사에게 종이전표수거업무와 관련, 기존에 계약돼 있던 밴사와 해지하고 협회가 위탁한 업체인 '한국신용카드네트워크(이하 한신네)'와 계약할 것을 조장했다"며 "이는 불공정행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밴협회는 여신협회가 종이전표 수거 업무에 나선 것은 독과점 행위라며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추진하고 있다.
심지어 카드사들은 종이전표수거에 필요한 전산시스템 구축도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다.
종이전표수거업무에 참여한 A 카드사 관계자는 "고객정보 유출로 한창 시끄러울 때 여신협회에서 자료를 배포해 자세한 내용도 못 봤다"며 "운영 계획 등 구체적인 내용도 전달받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