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 단말기 구매, 대리점 금융 지원 계획
사업정지·과징금 갈음하는 통신요금 인하 정책 추진 예정



이통3사 사업정지를 하루 앞둔 12일 미래창조과학부는 소비자 및 제조사·유통점 피해 최소화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13일부터 시작되는 사업정지기간 동안에는 신규가입뿐 아니라 기기변경도 금지된다. 이에 소비자들은 45일간 특정 통신사로의 가입이 제한된다. 

12일 미래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소비자 불편 최소화를 위해 미래부는 사업정지 기간을 법이 허용하는 최소기간인 45일로 정했다. 또한 24개월 이상 사용한 단말기와 파손·분실된 단말기 기기변경을 허용한다. 

아울러 사업정지 기간에도 통신사들이 지속적으로 주력 단말기 일부 물량을 구매하고, 중소 제조업체 단말기를 선구매 하도록 했다. 대리점을 대상으로 단말채권 상환기간 연장 등의 금융지원, 대리점에 대한 단기 운영자금 및 매장 운영비용 일부 지원, 수익 보전방안 등도 강구하도록 했다. 

미래부는 사업정지 기간 중 통신3사와 공동으로 국민의 불편사항 및 단말기 제조사·유통점의 애로사항을 매일 파악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래부가 내놓은 방안은 일부에게만 적용될 뿐 아니라 구체적 논의 없이 각 통신사들이 '강구하도록' 하는 상황이라 실질적 효력이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각 통신사들 역시 이날 미래부가 발표한 내용에 대해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논의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동통신유통협회 측 역시 미래부가 내놓은 방안의 실효성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협회 측은 "채권 상환 연장 등은 이미 영업정지 기간 동안에도 적용됐던 것으로 새로운 대책은 아니다"라며 "통신사와 직접 계약관계에 있는 대리점에 한해 적용된다"고 지적했다. 

그간 불법보조금을 통해 이용자를 차별하는 통신사업자에 대한 처벌인 사업정지(혹은 영업정지) 처분은 제3자가 피해를 받고, 과징금 처벌은 국고에 귀속돼 실질적인 이용자 혜택이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미래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사업정지에 갈음한 과징금에 상당한 금액만큼 통신요금을 감면해 주는 제도를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미래부의 이런 검토는 보조금 지급 현장 조사 및 직접적인 제재를 가하는 방통위와의 협의도 필요하다. 미래부 제재는 이통3사가 방통위의 시정명령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에 진행되기 때문이다. 

또한 당장 오는 13일 이통3사의 불법 보조금 지급 사실조사 결과에 따른 주도사업자 선정·처벌이 이뤄질 예정으로 어떤 결과가 나오든 기존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