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로 혜택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들어"카드사 깨알 약관들어 일방적 축소 통보 불만보험사 블랙박스 할인률 축소도 잇따를 듯
  •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에 처한 카드사와 보험사들이 소비자 혜택 줄이기에 나섰다. 그동안 과도한 경쟁과 마케팅팅으로 제공한 혜택들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보유출 사태를 맞아 더욱 추워진 카드업계는 수익성 악화를 혜택 줄이기로 막고 있다. 대표카드는 물론 공항라운지(PP. Priority Pass card)카드와 VIP카드까지 혜택을 크게 축소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자동차 보험의 블랙박스 특약 할인률을 줄이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 카드혜택 줄어드네

    하나SK카드의 경우 지난 2월부터 대표카드인 '클럽SK'카드의 혜택을 축소했다. 지난 1월까지는 월 주유액 30만원까지 무제한으로 ℓ당 100~150원을 깎아줬다. 그러나 현재는 2만2000원의 상한선이 생겼다.

    KB국민카드는 대표카드인 '굿데이카드'의 혜택을 2012년에 줄였고, 이어 지난해 '혜담카드'와 '와이즈카드'의 혜택을 대폭 축소했다.

    공항라운지카드(Priority Pass card)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2월 출시된 외환 크로스마일 카드는 사용 실적 1500원당 2마일로, 다른 카드보다 마일리지 적립률이 높다는 이유로 10만원의 연회비를 받았다. 그런데 한 달도 채 안 돼 1.8마일로 서비스가 축소됐다.

    하나SK카드 역시 오는 6월부터 공항라운지카드(Priority Pass 카드)의 유효기간을 '신규 1년, 재발급 또는 갱신 2년'에서 '전체 1년'으로 변경한다. 이에 따라 고객이 혜택 받을 수 있는 기간이 줄어들게 됐다.

    VIP고객에 대한 혜택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외환카드는 올해부터 VIP고객에게 제공되던 연체이자 면제 혜택을 중단했다. 인천공항 발렛파킹 이용대금 면제 서비스 횟수도 연간 4회에서 3회로 감축했다.

    신한카드는 올해부터 대표적인 VIP 상품인 '탑스 클럽(Tops Club)'의 선정 기준을 최대 50% 상향 조정한다. 탑스 클럽의 가장 낮은 등급인 클래식의 선정 기준 금액이 50%나 높아졌다. '최근 1년간 총 이용금액 1200만원'에서 '최근 6개월간 총 이용금액 900만원'으로 바뀌었다. 나머지 등급(프리미어, 에이스, 베스트)의 기준 금액도 5~50% 상향 조정된다.

    신한카드는 또한 지난해 VIP 카드인 '더 레이디 베스트 카드'의 국외·면세업종과 제휴 커피전문점 적립 폭을 줄였다. 국외 및 면세점에서 카드를 사용하면 기존 적립 마일리지 외에 2% 포인트를 추가로 부여했으나, 이제는 1%만 적립해준다. 제휴 커피전문점에서 카드를 사용할 경우, 추가로 적립해주던 마일리지 역시 4마일에서 2마일로 50% 줄였다. 항공 마일리지 적립과 택시요금 할인 혜택도 축소됐다. 항공 마일리지는 2마일에서 1마일로, 택시요금 할인도 10%에서 5%로 각각 50%씩 줄었다.

    KB국민카드도 연회비가 200만원인 대표 VVIP카드 'TANTUM카드'의 혜택을 크게 축소했다.이 카드를 소지한 고객들은 올해부터 롯데백화점 에비뉴엘의 무료발렛파킹과 라운지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됐다. 호텔현대울산과 흐네상스서울의 무료발렛파킹 서비스도 중단된다. 포레스타 에바다·니라니치맨·허브라운지 등에서 제공받던 서비스와 할인혜택도 사라졌다.

     


  • ◇ 자동차보험 힘들다더니…

    자동차보험 적자가 커지고 있는 손해보험업계도 혜택을 줄이는 방향을 선택했다. 올해안에 보험료 인상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손해보험 영업이익은 1조3961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3회계연도(4월~12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전년대비 4.4% 포인트 상승한 87.4%까지 치솟았고 당기순이익이 4002억원이나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77%가 적정손해율이라고 보고 있다.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증가 원인의 하나로 자동차보험 할인 정책을 꼽았다.

    할인 정책으로 수입보험료 규모는 줄어들었지만 사고로 지급하는 지급보험금 규모는 비슷하기 때문에 손해율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블랙박스 장착 여부가 사고율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오히려 특약 할인은 보험사 손해율 상승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보험개발원의 '자동차보험 할인형 상품 가입 특성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기준 블랙박스 특약 가입자의 사고율은 25.34%로 미가입자 24.20%보다 오히려 높았다.

    평균 손해액도 197만원으로 미가입자 188만원보다 컸다.

    지난해 8월 동부화재는 블랙박스 특약 할인율을 5%에서 4%로 1% 포인트 내렸고, 메리츠화재도 지난해 7월 기존 5%에서 2~5%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업계 1위 삼성화재도 오는 16일부터 택시·버스·렌터카 등 영업용과 법인·관용 차량 등 업무용 자동차의 블랙박스 특약 할인율을 현행 4%에서 1%로 낮출 계획이다.

    자동차보험료도 영업용을 시작으로 인상될 전망이다.

    삼성화재는 3월16일 이후 계약건부터 자동차보험료를 영업용차량은 10%, 업무용차량은 3% 인상하기로 했다. LIG손해보험 역시 오는 4월 중 영업용차량의 보험료를 10% 올릴 계획이다. 

    현대하이카다이렉트, 더케이손해보험, 흥국화재, 한화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등 온라인·중소형 보험사의 경우 일부 보험사들은 자동차 보험료 인상의 마지막 단계인 보험개발원에 요율 검증을 마쳤다.

    대형손보사 관계자는 "삼성화재가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하면 다른 회사도 따라가지 않겠느냐"며 "수년간 보험료 인상이 없었던 점도 이번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형손보사들의 개인용 차량에 대한 보험료 인상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가지수' 목록 중 하나인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하면 따라오게 될 후푹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