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3사 카드런사태 대비 비상근무 체제콜센터·현장방문 문의 평소 주말보다 줄어 들기도

  • 카드사에서 유출된 개인정보 8000여만건이 유통됐다는 검찰 발표 이후에도 고객들의 동요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대한민국 국민들의 개인정보가 사실상 '공용정보'로 전락하면서 소비자들이 무뎌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피해가 발생할 경우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사건이라는 점을 소비자 본인이 소명해야 하는 등 보상을 받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번 검찰 발표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의 카드 재발급·해지 신청이 몰리는 대규모 '카드런(Card Run)'의 징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발표 초기인 만큼 시기를 두고 지켜 볼 필요가 있겠지만, 국민들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피로감 누적과 금융당국의 제대로된 대책 마련이 이어지지 못하면서 사실상 포기한 것이 아닌지 우려되는 시점이다.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 롯데카드 등 카드3사는 이번 검찰 발표 이후 지난 15일부터 일제히 비상근무 체제로 돌입했다. 창원지검이 지난 14일 카드사에서 유출된 1억여건의 고객정보 중 8000여만건이 유통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함에 따라 '대규모 카드런' 사태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KB국민카드는 지난 15일부터 본사를 비롯한 전국 25개 지점이 오후 4시까지 연장근무를 실시했다. NH농협카드도 지난 주말에 비상근무를 실시했으며, 롯데카드는 롯데백화점마다 위치한 카드센터에 본사 직원들을 배치했다.

    하지만 상황은 예상을 빗나갔다. 콜센터와 각 지점의 고객 문의는 평소 주말보다 더 적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주말부터 현재까지 계속 현장 체크를 하고 있는데 주말에 날씨가 좋아 나들이를 많이 간 탓인지 현장 방문이라던지 콜센터 문의는 평소보다 오히려 더 적은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 역시 "정보유출로 불안해하던 분들은 초기에 탈회 또는 카드 재발급을 받았다"면서 "KT, 티몬 등 연일 정보유출 사고가 터지면서 고객들의 신경이 무뎌진 것 같다"고 답했다.

    대규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소중한 개인정보가 사실상 공용정보로 전락, 국민들의 신경이 무뎌지면서 자칫 '소 잃고도 외양간도 제대로 못고치는 사태로 이어질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