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 소리나는 휘발유, 효자 PX 가격 '뚝', 유가도 도움 안되네...'3중고'2분기 지상유전 정기보수 등 "올해는 시련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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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이노베이션 홈페이지


    SK그룹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SK이노베이션이 삐그덕거리고 있다.

    주력 사업인 정유 부문의 마진 확보가 어려운 가운데, 그동안 효자 노릇을 해 왔던 석유화학 시황마저 좋지 않다. 또 국제유가가 100달러 수준에서 평이한 움직임을 보이는 등 해외 유전개발 수익 역시 지난해와 비교해 큰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SK이노베이션의 실적악화가 SK그룹에도 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는 모습이다.

    2일 SK이노베이션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251억원, 순손실 843억원을 기록, 2012년 2분기 이후 첫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총 매출(66조6747억원)과 영업이익(1조3818억원) 또한 2012년 대비 각각 9.1%, 18.7% 줄어들었다.

    이같은 추세는 올 1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증권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3300억원으로 내다봤다. 이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6960억원)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휘발유, 경유, 등유, 항공유 등 정유부문 마진율이 급감한데다, 주력 석유화학 제품인 파라자일렌(PX)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또한 오는 2분기 정유공장의 핵심설비인 고도화설비의 정기보수가 예정 돼 있는 것도 시장상황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사실상 올 상반기 실적 개선 기대를 할 수 조차 없는 상황이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석유사업을 담당하는 SK에너지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석유화학사업을 담당하는 SK종합화학, SK인천석유화학, 그리고 윤활기유 부문을 담당하는 SK루브리컨츠 등 총 5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SK에너지는 정제마진 약세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2012년 대비 78% 급감했다. 당초 올해는 글로벌 경기 회복 등의 영향을 받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등 정제마진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전문가들은 '최근의 유가하락세와 정제마진 감소 등을 감안하면 단기간의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그동안 석유사업의 부진을 뒷받침해 온 화학사업 역시 올해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인 846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SK종합화학은 PX의 높은 마진과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 올레핀 계열 제품의 수요가 급증하며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사정은 다르다. SK종합화학의 주력 제품인 PX의 시황이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급격히 악화되며 지금가지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 t당 1409달러를 기록했던 PX 가격은 최근 들어 1144달러까지 급락했으며, 이ㅐㅅ따른 신증설 투자 발표로 공급량 과잉이 예상되는 등 수익성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게다가 PX를 주원료로 하는 PTA(고순도테레프탈산) 중국 공장의 가동률이 회복되지 않는데다, 자급률도 증가하고 있어 올해 PX 시황 개선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다.

    아울러 SK루브리컨츠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윤활기유 수요부진으로 지난해 전년대비 50% 감소한 영업이익 155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선진국의 경기회복세와 환경규제 강화 등에 따라 고급 윤활기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올 하반기 스페인 렙솔(Repsol)과의 합작법인인 SKSOL 기유 공장의 상업 가동을 앞두고 있어 지난분기 대비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으나, 과거 호황기를 뛰어넘는 실적을 내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