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논란에 일침 가했지만 일각서 매각설 솔솔 … 칼자루 쥔 정부 입장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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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남상태 전 사장(왼쪽)과 고재호 현 사장ⓒ대우조선해양
    ▲ 남상태 전 사장(왼쪽)과 고재호 현 사장ⓒ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의 고재호 사장이 "(대우조선)의 매각은 없다"고 못박았다.

    9일 서울 강남 성모병원 장례시장에는 남상태 전 대우조선 사장과 고재호 현 대우조선 사장이 시간차를 두고 나란히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은 대우조선 인사지원실장 이철상 부사장의 모친상이 있었다.

    먼저 모습을 드러낸 것은 남상태 전 대우조선 사장이다. 남상태 전 사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우조선이) 국내기업이든 국외기업이든 대우조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기업에 매각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남 전 사장은 지난 1979년 대우중공업으로 입사해 대우중공업 자금당당 상무, 대우조선 전략기획·홍보·IR·재무·회계담당 부사장을 거쳐 대우조선 대표이사 사장을 6년간 역임했다. 뼛속까지 '대우 맨'인 셈이다.

    남 전 사장이 자리를 떠나고 곧 고재호 사장이 이 부사장 모친 장례식장에 모습을 드러내며 추모의 뜻을 전했다. 고 사장은 대우조선의 향후 매각방향과 관련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매각과 관련업는 사람"이라 운을 떼며 "매각에 포함된 사람이지, 주도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우조선의 지분구조를 보면 산업은행이 31.5%, 금융위원회가 12%, 국민연금공단이 9.1%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특히 대우조선의 매각과 관련해 실질적인 영향력을 작용하는 것은 정부와 산업은행인 만큼 이를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이다.

    이내 고 사장은 "매각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못을 박고, "(혹여나 매각이 있다면)좋은 곳으로 매각 됐으면 한다"라 말했다.

    고 사장 역시 지난 1980년 대우조선공업에 입사해 대표이사까지 역임 중인 대표적인 '대우 맨'으로, 대우조선이 주변에 휘둘림 없이 좋은 기업에 인수되길 희망하는 것이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12월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러시아 로스네프트와 한 차례 스캔들이 난 바 있다.
    로스네프트가 러시아 대형은행 가즈프롬은행과 국영해운사 소브콤플롯 등과 컨소시엄을 맺고 산업은행의 31.5% 지분에 관심을 표명한 것이다. 

    당시 17%의 지분을 보유한 금융위가 5%의 지분을 블럭세일(시간외 대량매매)하며 이러한 가능성은 더욱 붉어졌다. 이와관련해 신한금융투자 김현 연구원은 "지난해 9월 대우조선의 1대 주주인 산업은행의 지분과 관련해 2014년 상반기 중 일괄매각이 추진 될 예정이라는 내용이 국회 보고 과정에서 밝혀진 바 있다"고 했다.

    대신투자증권 전채전 연구원도 "원칙적으로 금융위의 대우조선 잔여 지분 12.15%도 블럭세일 될 가능성은 있다"며 "현실적으로 2.15% 정도만 추가적으로 블럭세일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이는 나머지 지분 10%는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의 지분 31%와 함께 M&A(인수합병)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 밝힌 바 있다.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선 4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해야하기 때문이다.

    대우조선은 국내 최대 군함, 잠수함 제조 등 방위산업체다. 대우조선의 지분 10% 이상을 인수하려면 정부의 허가가 떨어져야만 한다. 지난해 12월 정부는 대우조선을 매각할 땐 하더라도 외국 기업에 넘길 순 없다는 방침을 정했다.

    업계관계자들은 "대우조선의 기술력이 해외로 넘어가면, 사실상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의 기술력이 모두 넘어가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한다.

    앞서 대우조선에 관심을 보였던 국내 기업들은 한화, 포스코, GS 등이다. 지난 2008년 대우조선 매각과정에서 한화그룹이 6조원을 배팅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며 한화그룹은 인수를 포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