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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해운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했다. 조 회장의 제수씨인 최은영 회장은 한진해운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고, 인적분할하게 되는 한진해운홀딩스만 맡게 된다.
29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새로운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했다.
이로써 조양호 회장은 대한항공, ㈜한진에 이어 한진해운까지 육·해·공의 수송 및 물류 주력사의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하게 됐다. 한진그룹의 세계적인 수송 및 물류 그룹 도약이 가속화 될 전망이다.
조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한진해운이 흑자를 내기 전까지 회장직 연봉은 받지 않겠다고 밝히며 한진해운 정상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조 회장은 취임사에서 "한진그룹 내에서 해상수송의 큰 축을 담당해 온 한진해운은 우리나라 해운 역사 그 자체"라며 "수많은 위기를 헤치고 글로벌 해운 기업으로 성장한 역사를 발판 삼아 임직원 여러분과 한마음으로 뭉쳐 나간다면 지금의 어려움 또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경영정상화 노력을 차질 없이 수행하고 한진그룹 계열사의 일원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면 명실공한 초일류 해운 기업으로 재도약할 것"이라며 "한진그룹의 인적·물적 자원을 회사에 최대한 지원해 위기를 극복하는 데 총력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한진그룹의 전통에 따라 한진해운 직원들에 대한 신분 보장은 물론 성과에 따른 기회를 보장하겠다며, 맡은 바 위치에서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해달라는 당부했다.
조 회장이 한진해운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됨에 따라 기존 최은영 회장은 이날부로 한진해운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다. 이후 6월 1일부로 인적분할하는 한진해운홀딩스의 기존 법인을 맡는다.
최 회장은 조양호 회장의 동생인 남편 조수호 회장이 2006년 별세한 이후 한진해운을 독자경영해 왔다.
그러나 한진해운이 지난해 242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3년 연속 적자로 유동성 위기에 빠지며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후 올해 초 경영권을 조 회장 쪽에 넘기는 절차를 밟았다.
최 회장이 맡는 기존 법인은 '여의도 사옥'과 정보기술회사인 '싸이버로지텍', 선박관리회사인 '한진에스엠', 3자 물류회사인 'HJLK'로 구성된다. 4개사의 2013년 매출액은 5000억원 규모다.
최 회장이 한진해운홀딩스 인적분할이 이뤄질 6월이 아닌 지금 물러날 결정을 하게 된 것은, 지난해 12월 1일 신규 선임된 석태수 사장의 업무 파악이 끝난 지금이 적기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는 한진해운의 조기 정상화를 위해 조 회장과 합의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