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 "신혼여행 소비자피해 매년 증가"'특약에 의한 과다한 위약금 요구'가 피해 절반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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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씨는 B여행사에 신혼여행 상품을 계약하고 830만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신혼여행 당일 배우자의 몸이 좋지 않아 급히 응급실에 실려가 수술을 받게 됐다. 결국 김 씨는 신혼여행을 취소하고 여행사에 환급을 요구했다. 하지만 여행사는 특약을 이유로 환급을 거절했다.

    이처럼 결혼 시즌을 맞아 해외 신혼여행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소비자가 부득이한 이유로 여행을 취소할 경우 특약을 빌미로 과도한 위약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소비자원은 2011년부터 3년간 접수된 총 274건의 신혼여행 관련 피해중 48.9%가 특약에 의한 과다한 위약금 요구였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질병이나 신체이상, 친족 사망 등의 이유로 계약을 해지했음에도 환급을 거부하거나 위약금을 과다 청구한 사례가 21.6%를 차지했다.

    현행 국외여행 표준약관에 따르면 위와 같은 경우에 소비자는 위약금을 지급하지 않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위약금 요구에 이어 여행일정의 임의변경(21.5%)으로 인한 피해가 두번째로 많았다. 사업자가 여행일정을 변경하려면 관광진흥법에 따라 반드시 소비자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 쇼핑강요와 추가요금 징수 등 가이드의 부당행위(20.8%), 여권.비자.항공권 등에 대한 안내미흡(8.8%) 등의 피해도 지적됐다. 그러나 이 같은 피해를 입은 소비자가 계약해제나 배상, 환급을 받은 경우는 절반(49.3%)에 불과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신혼여행 피해 예방을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신혼여행 특약을 내세워 피해를 유발한 여행사 정보를 제공하고 특약 관련 제도 개선을 건의할 예정이다. 소비자 사전 동의 없이 여행 일정을 바꿔 관광진흥법을 위반한 사업자를 관할 행정기관에 통보할 계획이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계약시 특약사항을 꼼꼼히 확인하고 여행도중 일방적으로 일정이 변경된 경우 계약서 등 증빙자료를 챙겨 분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여행정보센터나 관할구청을 통해 해당 여행사의 영업보증보험 가입 여부를 계약 전에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