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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새로운 성장전략을 짜야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2일 현대자동차그룹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사들은 최근 10년 내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엔지니어링과 GS건설은 각 1조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대우건설과 대림산업도 적자 전환되거나 수익이 감소했다.
반면 글로벌 건설업체인 빈시, 테크닙, 페트로팩, JGC 등은 10%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 이들 업체는 신속한 사업구조 개편과 환경 변화에 맞춘 성장전략으로 이 같은 성과를 지속할 수 있었다.
연구소는 글로벌 건설업체의 성장전략 변화를 3가지로 구분했다.
첫째는 운영사업·밸류체인사업 강화다. 프랑스의 빈시는 1990년대 들어 자국 건설시장 침체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고속도로·주차장·공항·철도 등 운영사업에 진출,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프랑스의 브이그도 기존 토목 중심의 사업 전략에서 미디어와 통신 운영사업을 강화해 영업이익의 60% 이상을 운영사업에서 확보하고 있다.둘째는 성장시장의 현지 건설업체와 M&A를 통한 성장 지속이다. 독일의 혹티프는 미국의 터너(1999)와 호주의 레이튼(2001)를 인수, 내수 시장의 침체를 이겨내고 해외 매출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레이튼 인수 이후 매출이 연평균 14.9% 증가, 혹티프의 성장세를 견인했다.
셋째는 첨단 기술이 요구되는 사업에 특화해 진입장벽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사이펨과 프랑스의 테크닙은 해양플랜트에 대한 R&D 투자를 확대하고 M&A를 통해 핵심 기술을 확보, 글로벌 해양플랜트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일본의 JGC와 치요다도 경쟁력 있는 LNG 원천기술을 확보해 글로벌 액화플랜트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건설사들의 과거 성장전략이 한계에 직면한 만큼 각 사의 강점과 보유 자원에 적합한 사업 모델·성장전략 수립이 요구된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원소 연구원은 "건축, 토목 분야에 강점이 있는 종합건설업체는 개발 및 운영 사업을, 엔지니어링 기반의 건설업체는 플랜트 중심의 사업 모델을 강화하되 첨단 기술이 요구되는 분야로 전문화할 필요가 있다"며 "목표 시장(내수·해외)과 전략(전문화·다각화)을 조합해 적합한 사업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또 "중국 인도 등 신흥건설시장에 대한 직접 투자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