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시계, 카메라에 이어 스마트폰 첫 적용 눈길
"러시아서 첫 출시는 아쉽다" 의견도...


삼성전자가 2일 타이젠 스마트폰 공개를 공식화함에 따라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타이젠은 웹 표준 언어인 HTML5를 기반으로 한 개방형 OS로, 삼성전자와 인텔 등이 주도하는 타이젠 연합이 개발한 플랫폼이다.

삼성전자는 타이젠 OS를 삼성 기어2·삼성 기어2 네오 등 스마트 손목시계와 스마트 카메라에 적용한 바 있지만 스마트폰에 적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타이젠 연합은 지난해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전시회에서 프랑스와 일본의 이동통신사들인 오랑주(Orange)텔레콤과 NTT도코모를 통해 연내에 타이젠 스마트폰을 출시한다고 발표했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NTT도코모는 해를 넘겨 올해 1월 타이젠 스마트폰을 내놓기로 했지만, 다시 "현재 시점에서 (일본) 시장이 세 가지 스마트폰 OS를 감당할 만큼 크지 않다"며 출시를 무기한 연기했다.

이어 올 2월 MWC에서도 타이젠 스마트폰이 공개되지 않음에 따라 제품 출시 자체에 대한 의구심이 업계 일각에서 제기됐다.

그러나 이번에 삼성전자가 타이젠 개발자 행사를 통해 제품을 공개하고 3분기 중에 출시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가 양분했던 스마트폰 OS 시장에 변화가 예상된다.

애플 iOS의 점유율이 점차 떨어지고 있고 안드로이드도 고점을 찍은 상황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폰이 반격에 나선 데 이어 타이젠까지 출사표를 냈기 때문이다.

타이젠이 시장에서 선전한다면 애플 iOS보다는 안드로이드 진영의 타격이 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타이젠이 미국이나 서유럽을 비롯한 선진시장이 아니라 러시아에서 출시된다는 점에서 중저가 시장이 주요 공략대상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는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워낙 높기 때문에 타이젠 스마트폰이 이 지역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타이젠에 앞서 내놓은 OS '바다'를 탑재한 웨이브(Wave) 시리즈도 러시아에서는 2012년 한때 아이폰 시장점유율의 3배 안팎이 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북미, 서유럽이나 한국, 중국, 일본 등 업계 전반적으로 주목을 받는 시장에서 출시되지 않는 것은 다소 아쉽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러시아에서 타이젠 스마트폰 신제품을 낸 것은 러시아에 인건비가 싼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첫 타이젠 스마트폰 공개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모바일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해왔다"며 "이번 타이젠 스마트폰 삼성Z는 더욱 향상되고 풍부한 인터넷 경험과 차별화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타이젠 스마트폰이 출시를 알리면서 착용형(웨어러블) 스마트 기기에서도 OS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착용형 스마트 기기는 안드로이드와 타이젠 등 두 OS가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 가운데 애플 iOS가 가세할 것이라는 예측이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착용형 기기는 스마트폰과 연계해 사용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타이젠 스마트폰 출시가 삼성 기어2·삼성 기어2 네오 등의 판매에 영향을 얼마나 줄지에 대해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