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인상 본격화 불구 인상폭 등 싸고 부처간 이견
담배업계 "반복되는 정책에 사업예측 불투명" 볼멘소리
 
담뱃세 인상을 놓고 담배업계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그동안 관계부처와 산업계의 반대에 부딪혀 계획이 줄곧 무산되면서 이번에도 담뱃값 인상이 현실화될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담배업체는 매년 인상 시도에만 그치는 정부의 태도에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부처에서는 담뱃값 인상과 관련 세계보건기구(WHO)의 담뱃세 인상 권고를 받아들여 담뱃세 인상을 공식화 했지만 이 마저도 현실에서는 녹록치 않다는게 관련업계의 전언이다. 

한번에 큰 폭의 인상을 단행하면 흡연자들의 부담 가중으로 매출에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담뱃값 인상 폭을 놓고 부처 간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한금연학회에 따르면 담뱃값이 500원(담뱃세 450원+소매마진 50원) 인상된 2005년 담배 반출량이 39억4300만갑으로 2004년 53억7600만갑보다 27.7% 줄었다. 이는 고스란히 담배업체들의 손실로 이어진 것. KT&G(87,100원 1,200 -1.36%)의 2005년 매출은 2조2093억원으로 전년보다 16.7% 감소했다.

담배 업계에서는 가격 뿐만 아니라 인상 시기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지난 몇 년간 복지부 수장을 지냈던 장관들이 대부분 담뱃값 인상을 시사했지만 모두 말뿐인 공약으로 끝났다. 

2010년 진수희 전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담뱃값은 커피 한잔에도 채 못 미치는 가격이다"며 인상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아울러 진영 전 장관은 지난해 취임을 앞두고 "담뱃값 인상이 필요하다"는 공식 입장을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작년 말 취임한 문형표 장관은 인사청문회를 통해 "담뱃값은 6199원이 적절하다"며 구체적인 인상금액을 제시하기도 했다.

담배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매년 담뱃값 인상에 대한 당위성만 시사할 뿐 실질적인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농가들이 손실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담배업체들은 흡연율 감소 등의 요인으로 실적이 정체를 보이고 있다. KT&G, 필립모리스코리아, BAT코리아 등 상위 3개업체의 지난해 매출은 총 3조6758억원으로 전년대비 2.3% 줄었다. 2009년 3조8103억원보다는 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