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실훈련원, 정비격납고, 안전보안실, 통제센터 등 안전업무 관련 시설 '최초' 공개'잠들지 않는 지상의 조종실' 가보니... '전문가 140명 24시간 운항 전 과정 실시간 모니터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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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객실승무원 안전교육의 요람'이라 불리는 객실 훈련원에서 220여명의 기성‧새내기 승무원들이 비상 상황에 대비한 훈련이 한창이다. ⓒ대한항공 제공
1일 서울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 건물 옆에 위치한 객실 훈련원. '객실승무원 안전교육의 요람'이라 불리는 이곳에서 220여명의 기성‧새내기 승무원들이 비상 상황에 대비한 훈련이 한창이었다.
"일어나! 나와! 짐 버려!" 정적을 깨고 한 객실 승무원이 대형 항공기인 A380 출입문 모형 앞에서 명령어로 고함을 지르며 비상 탈출 상황을 훈련했다. 객실승무원들은 강도 높은 반복 실전 훈련을 정기적으로 받고 있다.
문용주 객실훈련원 상무는 "평생 한번 겪을까 말까한 비상상황에 대비해 항상 실전처럼 진지하게 훈련한다"며 "안전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하며 효율성을 따지면 안된다"고 말했다.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항공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진 가운데 대한항공이 본사의 안전 업무와 관련된 조직과 시설을 언론에 최초로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대한항공의 '절대 안전' 핵심 노하우라 할 수 있는 객실훈련원, 정비격납고, 안전보안실, 통제센터가 차례대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승객 안전을 책임지는 객실훈련원
객실훈련원은 지하 2층 지상 2층의 연면적 7695㎡ 규모다. 항공기가 강이나 바다에 비상 착수하는 상황을 대비한 25m×50m의 대형 수영장, 비상탈출 훈련용 모형 항공기, 항공기 출입문 개폐 실습장비, 화재진압 실습실, 응급처치 실습실 등 항공기 운항 중 벌어질 수 있는 모든 불의의 상황에 대비해 훈련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완비돼 있다.
비상 착륙 시 비행기에 장착된 슬라이드가 펼쳐진다. 육상 탈출은 아파트 2층 정도의 높이에서 슬라이드를 타고 내려오게 되고, 수상 탈츨은 슬라이드 래프트(RAFT)가 펼쳐져 구명보트가 된다. 객실승무원들은 신발을 벗고 양말만 신은 채로 양팔을 뻗어 거침없이 슬라이드로 뛰어내렸다. 다른 장소로 이동하자 비행기 내의 위급환자에 대비한 심폐소생술 훈련이 한창이었다. 객실 승무원들에게 '기내 안전 요원'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모습이었다.
객실훈련원은 대한항공 승무원이라면 누구나 정기적으로 일 년에 몇 차례씩 교육을 받기 위해 방문해야 한다. 안전훈련 프로그램은 신입 객실승무원의 경우에는 약 1개월간 항공기에 관한 기본지식 및 안전 규정, 위험물 등 훈련을 받는다. 이후에는 연간 1회씩 모든 승무원을 대상으로 정기 안전 훈련이 진행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정비 능력
'ㄷ'자 모양의 공항동 본사 빌딩 중심에는 축구 경기장 2개를 합친 규모에 달하는, 길이 180m, 폭 90m, 높이 25m의 초대형 격납고가 위치한다. 격납고에는 B747 2대와 A330 1대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격납고에서는 3400여 명에 달하는 정비 인력들이 항공기 기체와 엔진, 각종 장비와 부품을 검사하고 수리, 개조 하며 필요한 부품을 교환하는 등 항공기의 전체적인 상태를 관리 점검하는 작업이 24시간 진행된다.
대한항공은 여타 항공사와는 다르게 보유 전 기종에 대해 비행 전후 점검 등 운항 정비, A체크(1~2개월 주기), C체크(약 2년 주기), D체크(약 6년 주기) 등 정시점검, 기내엔터테인먼트시스템 업그레이드 등 항공기 개조, 항공기 페인팅 등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정비 능력을 자랑하는 대한항공은 지난해 전 세계 항공사 평균 운항정시율 98.91% 대비 0.95%포인트 높은 99.86%의 운항정시율을 기록했다. 이는 총 운항횟수 중 0.14%의 비행편만 지연, 결항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세계 항공사 평균인 1.09%에 비해 약 8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대한항공 안전의 핵심 '안전보안실'
안전보안실은 미국 델타 항공사로부터 항공안전 관련 컨설팅을 실시해 규정, 절차의 통일화 및 표준화, 비행감시시스템을 도입하고 훈련프로그램을 개선하는데 큰 역할을 수행했다. 이와 더불어 2000년 4월 이후에는 외국인 안전전문가를 고용해 안전업무에 대한 독립성과 전문성을 높여가고 있다. 안전보안실은 안전전략계획팀, 안전품질평가팀, 안전조사팀, 예방안전팀, 항공보안팀 총 5개 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약 80여명의 전문 인력이 근무 중이다.
지창훈 대한항공 총괄사장은 "안전보안실은 미국 델타 항공사로부터 항공안전 관련 컨설팅을 받아 훈련프로그램을 개선했다"면서 "괌 사고 직후인 지난 2000년부터 외국인 안전전문가를 고용했고 조종사 평가도 외국인에게 맡겨 혹시라도 발생할 학연, 지연 등으로 인한 봐주기식 평가가 아닌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안전보안실을 구심점으로 항공기에서 수집된 비행 자료를 분석함으로써 위험요소를 점검하는 예방안전 프로그램인 비행자료분석(FOQA: Flight Operations Quality Assurance)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으로 모든 항공기가 표준 절차에 의거 안전하게 운항되는지를 모니터링 한다.
대한항공은 안전 부분에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안전 및 보안, 운항, 정비, 객실, 종합통제, 여객 및 화물 운송 등 항공기 운항과 관련한 전 부문에 걸쳐 사용된다. 대한항공이 지난 2013년 안전을 위해 투입한 금액은 1300억원이 넘는다.
◇안전운항의 24시간 감시자 '통제센터'
본사 A동 8층에 위치한 '통제센터'로 자리를 이동하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통제센터의 한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 스크린. 각 지역의 기상 데이터와 현재 운항하는 항공기의 자세한 정보를 나타내는 자료 화면이 실시간으로 나타났다.
통제센터는 전문가 140여 명이 24시간 근무하는 '잠들지 않는 지상의 조종실'로 불려진다. 항공기가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운항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하면서 운항 관련 정보를 항공기에 실시간 제공해 승무원들이 안전운항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상기 종합통제부 상무는 "항공기는 비행계획에 따라서 운항하는 것이 제일 안전하다"며 "항공기가 당초 계획대로 운항되고 있는지 여부를 실시간으로 비교하고, 만약 연료·항로·고도·시간 등에서 차이가 발생할 경우 항공기 기장과 승무원들이 돌발상황에 대처해 비상계획을 따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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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제센터에서는 항공기가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운항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하면서 운항 관련 정보를 항공기에 실시간 제공해 승무원들이 안전운항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대한항공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