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삼성SDI '듀얼 배터리 시스템'의 리튬이온 배터리 시제품 ⓒ삼성SDI]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경쟁에 한계점이 보이자 전기차 배터리 등 차세대 자동차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삼고 이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 모습이다.
삼성그룹에서 배터리 사업을 맡고 있는 계열사는 삼성SDI로, 이 회사는 지난 1일 제일모직과 공식 합병했다.
삼성SDI가 제일모직을 품어 몸집을 키운 까닭은 전기 자동차 배터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수순으로 신소재 기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제일모직은 현재 배터리 수명 등을 향상시킬 수 있는 2차전지 분리막 기술과 유기소재 기술에 탁월한 게 특징이다.
따라서 삼성SDI는 장기적으로 배터리사업과 소재사업이라는 전문 역량을 한곳으로 집중함으로써 원천 경쟁력이 제고됨과 동시에 자금여력을 활용해 투자를 확대할 수 있게 돼 성장성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박상진 삼성SDI 사장은 최근 제일모직과의 합별 발표 시 “전기자동차가 제대로 상용화 되기 위해서는 한 번 충전해서 지속되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늘어나야 하고, 충전시간도단축돼야 하는데 지금 쓰는 소재 갖고는 역부족으로 새로운 소재를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순수 전기차는 1회 완충 시 주행거리가 약 100km에 불과해 대중화를 위해 강력한 배터리 확보가 시급했다. 이와 관련 삼성SDI는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올 1분기 기준)을 최근 2년새 약 2배 수준인 10%까지 끌어올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삼성SDI의 배터리고객은 BMW와 미국 크라이슬러, 인도 마힌드라 정도로 전기차 배터리 분야 1위인 LG화학과 비교하면 고객층이 얇은 상태지만 올 들어 삼성은 이 시장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은 지난 3월 폭스바겐과 중형세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대상으로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으며, 지난달에는 LG의 주요고객사인 미국 포드와도 제휴를 맺었다. 특히 폭스바겐의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5월 마르틴 빈터콘 폭스바겐 회장을 직접 만나 배터리 사업 분야 협력을 맺었다.
현재 삼성SDI는 제일모직과 합병한 이후 중국은 물론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석권에 나설 토대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소형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1위를 기록 중인 회사로 전기차 배터리 경쟁력 강화에 힘써 중·대형 배터리 시장에서도 선두로 올라서겠다는 각오다.
삼성SDI는 최근 추진 중인 시안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프로젝트 일정과 관련 이달부터 공사에 들어가 내년 4월 준공 뒤 시험 가동 기간을 거쳐 내년 4분기 중 본격적인 양산 체제에 돌입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의 전기차 생산 기지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하고, 공장 부지를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공장이 들어선 산시성 시안 고신개발구로 낙점한 것.
이를 위해 지난 1월 산시성 정부와 향후 5년간 6억 달러를 투자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이달부터 건설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전기차 500만대를 보급하는 내용의 육성책을 시행 중이며, 이 수치가 다소 과장됐다는 주변의 지적에도 중국이 세계 최대의 전기차 시장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따라 삼성SDI는 중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 현지 자동차 제조업체들과의 협력 관계 강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한편 경쟁사인 LG화학은 최근 상하이기차, 장안기차, 제일기차 등 주요 업체들과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도 중국에 공장을 건설하기로 한 만큼 삼성SDI가 ‘선점’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현지 업체와의 공급 계약에 적극 나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