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0일까지 매주 월요일 오후 전경련회관서 '대한민국 기업가열전' 릴레이 강의
  • ▲ 김정호 프리덤팩토리 대표 @뉴데일리경제
    ▲ 김정호 프리덤팩토리 대표 @뉴데일리경제

     

    "지난 60여년 동안 이뤄낸 한국의 경제성장은 전세계에 유례없는 기적같은 일이다. 이러한 발전은 상인들과 기업가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한국 교과서 어디를 뒤져봐도 기업가들에 대한 이야기는 찾아볼 수 없다. '대한민국 기업가열전' 강의를 시작으로 기업가들에 대한 연구와 역사적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기를 바란다"

    약 1500년에 걸친 대한민국 기업가들의 역사를 총망라한 '대한민국 기업가열전' 강의가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 센터에서 4달에 걸쳐 진행된다.

    지난 14일 '기업가열전' 강의를 앞두고 '자유와 창의교육원'과 함께 이번 강의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김정호 프리덤팩토리(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 대표를 만났다. 

    이 날 강연은 조선시대의 거상으로 알려진 1세대 기업가 임상옥과 김만덕, 백윤수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만큼 김 대표는 패랭이를 쓴 조선시대 장돌뱅이 상인 복장으로 강단에 선다. 앞으로도 매주 강의 내용에 맞춰 시대에 맞는 복장을 입고 강단에 설 계획이다.

    김 대표는 '기업가열전' 강의를 기획하게 된 배경에 대해 "누군가는 한국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같은 경제정책이 한국의 성공 비결이라고도 하지만 사실 한국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신흥국들이 이와 비슷한 경제 정책을 썼다. 한국이 달랐던 점은 기업인들의 활동이 왕성했다는 점"이라고 강조하며 "그러나 정작 기업인들의 스토리는 잘 알려져있지도 않을뿐더러 그 의미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 기업의 역사와 기업가들에 대한 '정사(正史)'를 만들어 다른 나라에도 소개할 수 있는 기업가 중심의 한국경제사 성공 스토리를 완성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최초의 기업인 콘고구미(金剛祖) 설립자인 백제인 유중광에서부터 최근 케이팝 열풍을 선도하고 있는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대표까지 한국 기업가들의 성공 스토리를 통해 한국 경제사를 재조명한다.

  • ▲ 김정호 프리덤팩토리 대표 @뉴데일리경제

     


    김정호 대표는 한국 기업가들을 크게 1세대 기업가부터 4세대까지 분류했다. 1세대 기업가는 임상옥, 김만덕, 백윤수와 같은 '억말(抑末)정책'시기 개항 이전의 상인들, 2세대 기업가는 박승직, 박흥식, 김성수, 김연수 등 일본 치하에서 상업 활동을 한 개항 이후의 상인들, 3세대 기업가는 정주영, 이병철 등 해방 이후 한국의 경제성장을 실질적으로 이끈 기업가들, 4세대는 이수만, 김흥국, 허영인, 김범수, 이해진 등 앞으로 올 시대를 보여주고 있는 기업가들로 나뉜다.

    김 대표는 "한국 역사와 경제사에 있어 상인과 기업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만, 국민들은 상업(商業) 행위로 인해 얻게되는 이득에 대해서는 용납을 못한다. 장사를 통해 큰 돈을 벌면 '나쁜놈'으로 낙인찍는다"면서 "이는 한국 사회의 '사농공상(士農工商)' 인식이 아직까지도 뿌리깊게 박혀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즉, 상업은 천한 사람들이나 하는 일이라는 인식이 강해 상업 행위 자체를 부정하고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기업가들이 큰 성공을 거두고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던 것은 '나쁜놈'이라서가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믿을만한 제품을 제공하고 노동자들에게는 좋은 일자리를 주고 투자자들에게는 높은 투자 수익을 돌려줬기 때문"이라면서 "대표적인 예로 3세대 기업가인 이병철이나 정주영은 단지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 좋은 물건을 싼 원가에 만들어 팔기 위해 고민하고, 수많은 노동자들을 설득해 움직였기 때문에 성공한거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것의 의미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이는 경제의 흐름과 의미를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3세대 기업가들이 크게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경제의 자연스러운 흐름 때문이라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소비자와 노동자, 투자자들을 모두 만족시켰기에 삼성, 현대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탄생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이와 함께 3세대 기업가들의 '애국심'에도 주목했다.

    그는 "3세대 기업가들이 4세대 기업가들과 구분되는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애국심'이 강하다는 것"이라면서 "그들은 단지 돈을 버는 행위에 몰두한 것이 아니라 국가를 위해 대의를 이뤄야한다는 의지가 굉장히 강했다. 아무것도 모른채 조선산업에 뛰어든 정주영이나 1년에 공장을 2개 씩 증설했던 이병철의 스토리 속에는 그들의 강한 애국심이 짙게 묻어난다. 그러나 지금의 4세대 기업가들은 '어떻게든 그저 돈만 벌면 된다'는 생각을 강하게 하는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 ▲ 김정호 프리덤팩토리 대표 @뉴데일리경제


    김 대표는 4세대 기업인들에게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네슬레, 맥도날드, 월트 디즈니, 크레디트스위스은행과 같은 글로벌 기업이 한국에서도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소위 우리가 '내수산업'이라 부르는 비즈니스가 전자나 자동차, 조선처럼 글로벌 비즈니스로 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농업, 재래시장처럼 국내의 낙후된 시장에 뛰어들어 그 산업을 성장시킬 4세대 기업가들이 많이 나와줘야 한다. 그 시장에는 성장밖에 남아있지 않다. 분명 그 시장에서 대박이 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4세대 기업인들이 제대로 사업을 펼치기 위해서는 '규제혁파'가 절실하다고 말한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와 빵집에 대한 골목상권 침해 규제, 동반성장규제 등을 예로 들었다. 마트나 빵집이 대형화되고 현대화가 되는 과정에서 일자리도 늘어지고 제품의 질도 좋아지는데, 규제로 이를 무작정 차단하면서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김정호 대표는 "이번 기업가열전 강의를 통해 젊은이들과 기업가들이 '비즈니스'와 '경제'를 새롭게 인식하고, 이같은 바탕으로 기업과 기업가들에 대한 체계적이고 공식적인 연구가 시작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 김정호 교수의 '기업가열전' 강의 모습 ⓒ프리덤팩토리
    ▲ 김정호 교수의 '기업가열전' 강의 모습 ⓒ프리덤팩토리

     


    김정호 대표의 '기업가열전' 강의는 오는 10월 20일까지 매주 월요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전경련회관 컨퍼런스 센터에서 진행된다.

    김정호 대표는 1979년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1988년 미국 일리노이대 경제학 박사, 2000년 숭실대 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0년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1997년 자유기업센터 법경제실장. 2004년 자유경제원 원장 등을 거쳐 현재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직과 프리덤팩토리 대표직을 병행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 ▲ @프리덤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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