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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2기 내각 경제팀이 처음 모인 자리에서 경기 회복의 모멘텀(추진력)이 사그라지기 전 불씨를 다시 지피자며 과감한 경기 부양책을 주문했다.
이를 위해 최 부총리는 월드컵축구 우승팀인 독일을 빗대어 경제팀의 일사불란한 팀워크를 강조했다.
최 부총리가 '하나의 팀'을 강조한 가운데 다음 주 중 최 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상견례를 할 것으로 전해져 이번 만남이 금리정책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경기 회복 모멘텀 꺼지기 전 과감한 정책 대응 주문
최 부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이 모인 가운데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현재 우리 경제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며 "회복세가 애초 예상보다 훨씬 미약한데 최근에는 이마저도 주춤거리면서 경기 회복 모멘텀이 꺼질지도 모르는 긴박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최 부총리는 가계소득 정체와 비정규직 문제, 기업가 정신 쇠퇴에 따른 투자 둔화, 자금경색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런 어려움은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요인보다는 겹겹의 구조적이고 복합적인 문제가 표출된 결과여서 더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업 성과가 가계 소득으로 흘러가지 못하면서 소비가 부진하고 다시 기업에 투자 기회 축소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며 "내수부진이 깊어지면서 저성장, 저물가, 과다한 경상수지 흑자라는 축소 균형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부총리는 새 경제팀에 심기일전의 자세와 과감한 정책대응을 강조했다.
그는 "새 경제팀은 아마도 지도에 없는 길을 걸어가야 할지도 모른다"며 "아무도 가본 적 없지만 '우리가 가는 길이 곧 길이다'는 자세로 창의적인 정책 마련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 경제팀은 종합적이고 과감한 정책대응을 통해 잔뜩 움츠러든 경제주체들이 자신감을 되찾게 해야 한다"며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경제, 사회 전반의 분위기를 일신하고 구체적인 성과가 조기에 나타나 체감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 부총리는 "가계와 기업 소득의 선순환 구축을 통해 가계와 기업이 상생하는 돌파구를 반드시 찾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새 경제팀은 브라질월드컵에서 세계를 제패한 독일 대표팀처럼 팀워크를 최대한 발휘해야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최 부총리는 다음 주 중 2기 경제팀의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할 계획이다. -
◇다음 주 최 부총리-이 총재 상견례…기준금리 인하 여부 조율 예상
최 부총리가 경기 부양을 위한 '팀워크'를 강조한 가운데 최 부총리의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요청에 한국은행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일단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리 인하 악영향을 이유로 최경환호의 경기부양 드라이브에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이 총재는 18일 한은 본관에서 열린 시중 은행장과의 금융협의회에서 최 부총리가 기준금리 인하를 우회적으로 요청한 것과 관련, "앞서 최경환 부총리가 기준금리는 금융통화위원회 결정 사항이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지금도 그런 생각을 그대로 갖고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앞서 최 부총리는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금리는 금융통화위원회가 결정할 사안이므로 공개적으로 말하기에는 부적절하지만, 제 생각은 이미 시장에 전달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의 발언은 정희수 국회 기재위원장이 "금리가 인하되면서 금리와 재정정책이 같이 움직여줘야 하는데 지금은 너무 재정정책 위주"라는 질의에 대한 답변이었다.
최경환 효과로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96%를 기록해 14개월 만에 3% 밑으로 하락한 상태다. 이날 최 부총리가 시장 상황을 들어 우회적으로 한은에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최 부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금리 인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금리 인하에 따른 가계부채 악화 부작용에 대해 "금리가 내려간다고 가계부채가 악화하는 것이 아니다"며 "금리가 내려가면 이자 부담이 줄어 가계 부담도 감소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고 반박했다.
이 총재는 16일 열린 한경밀레니엄 포럼에서 "기준금리를 낮추면 가계의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줄어 소비 여력이 커진다는 지적이 있지만, 지금은 가계 자산 규모가 부채보다 더 많은 상황"이라며 "금리 인하로 대출이 늘면 가계부채 증가가 중기적으로는 소비 여력을 제약하는 효과도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지시켰다.
기준 금리 인하를 놓고 미묘한 시각차를 보이는 최 부총리와 이 총재는 다음 주 중 상견례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양자 간 '조율'이 있을 것이라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두 사람 모두 세월호 참사 이후 깊어지는 소비 부진에 대해 우려하는 만큼 금리 인하를 포함 내수 시장 살리기에 관해 서로 의견을 경청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협에서 이 총재는 세월호 참사 이후 소비 부진에 대해 "예전에는 장마나 가뭄이 오면 농업생산이나 물가 영향을 걱정했는데 요즘은 소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가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정부와 한은은 사전에 어떤 형태로든 통화정책 방향에 관해 얘기를 나누지 않는다"며 "(이번 만남도) 서로 경제나 경기에 대한 인식의 틈새를 좁히는 차원에서 의견 교환이 아니라 의견을 듣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