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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대해 LTV·DTI 단일화 등 강력한 시장 부양의지가 담겼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24일 오전 세종청사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제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지역·금융권역별로 차별됐던 LTV(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를 각 70%와 60%로 단일화하고 DTI의 소득인정 범위를 추가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LTV와 DTI가 단일화 되면 주택을 구입할 때 대출자가 금융기관에서 빌릴 수 있는 돈이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주택 구입 의사는 있으나 자금여력이 부족했던 잠재 수요의 주택 구매를 불러 올 것으로 기대된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주택시장의 단기적인 거래량 확대와 가시적 가격 반등을 이끄는데 한계가 있겠지만, 장마와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로 비수기에 접어든 주택시장의 추가 하락을 저지하는 효과는 충분하다"며 "특히 지난 3월 이후 아파트 거래량 감소로 몸살을 앓고 있는 수도권 주택시장은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동력을 잃은 실수요자의 구매심리에 안정감을 주는 모멘텀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팀장도 "부동산 거래량을 늘리는 동시에 진입 장벽을 낮추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절대적인 수요의 공백이 발생한 시점에서 빈자리를 메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일 닥터아파트 팀장 역시 "당장 매수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증가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동시에 주택매매가의 상승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실장은 "한국의 주택정책은 오랜 기간 과열 억제에만 초점을 맞춰 현실과 괴리감이 있었는데 부동산 규제를 합리적으로 완화하면 부동산 시장이 되살아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연구소장은 "지방은 이미 DTI가 은행 자율화되어 있다. 수도권도 자율화가 되는게 맞다"며 "부동산시장이 불안해 은행이 대출을 함부로 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금융규제에 대한 정부의 과감한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휴가철이 끝나고 이사철이 시작되는 8월말 부터는 이번 대책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청약통장 단일화와 청약제도 단순화 계획에 대해서도 긍정적 평가가 이어졌다.
함 센터장은 "청약감점제는 부동산시장 활황기 때 무주택자를 중심으로 한 청약시장의 줄 세우기가 필요했던 시절이나 적합한 제도"라며 "공급자와 수요자의 변화흐름에 맞춰 주택시장의 공급 환경은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청약가점제를 손 본다는 계획은 나쁘지 않다"며 "특히 유주택자 등 주택교체 수요도 지원할 수 잇도록 가점제 당첨방식을 확대하는 것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현재 4개로 나뉘어진 청약통장을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통폐합할 방침이다. 또 국민주택 등의 입주자를 선정할 때 청약통장 불입 횟수에 따라 1∼3순위로 나눈 뒤 다시 서열을 매기는 복잡한 구조도 단순화할 계획이다.새 경제팀의 재건축시장 활성화 계획도 눈길을 끌었다. 정부는 주택건설 규모제한이나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손봐 정체상태인 정비사업장의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하지만 재건축 규제 완화는 서울 강남 재건축시장에 혜택이 돌아가는 조치란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박원갑 팀장은 "재건축이 강남 위주로 개발되는 시점에서 그 혜택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함영진 센터장은 "정책방향과 관련된 구체적 내용이 명시되지 않아 정책을 공감하고 주택시장에 진입하기에 부족한 부분이 없지 않다"라며 "향후 증가할 가계부채 총량이 거시경제의 안전을 훼손하지 않도록 가계의 재무건정성을 조율하는 혜안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권일 팀장도 "먼저 국회에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와 '분양가상한제'의 처리가 필요하다"라며 "매수활성화를 위해서는 이 부분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규제완화 정책이 지금 비수기라서 당장 효과가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며 "향후 종부세 완화 등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상반기에 정책 지연이 있었는데 이번에 나온 재건축 관련안 등은 계획대로 추진해야 효과를 볼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 역시 "아파트 건설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시점에서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