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처럼 널 사랑해'가 티없이 맑고 화통한 달팽이 부부의 유기농 웃음으로 시청자들의 피로회복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같은 행복바이러스는 시청률도 웃게 했다. '운명처럼 널 사랑해' 8회는 닐슨 코리아 기준 전국 10.6%를 기록하며 첫 두 자리 수 진입과 함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이는 동시간 프로그램 중 2위 기록으로 연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24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극본 주찬옥 조진국, 연출 이동윤, 이하 '운널사')의 8회에서는 피로회복제 같은 드라마의 싱그러움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심각한 장면도 특유의 코믹함으로 승화시키는 유머감각은 업그레이드됐으며, 이건(장혁)과 김미영(장나라)이 숙제를 풀고 비로소 진정한 부부가 되면서 진짜 사랑이 시작됐다. 

매 장면 공기처럼 퍼져있는 코믹 설정에 한바탕 웃고 나면 스트레스가 풀렸다. 매회 뒤통수를 치는 장혁처럼 코믹한 상황에서 계속 예측을 빗나갔다. 건이 먹고 싶은 걸 사주겠다는데 미영은 하필 '땡기는' 게 홍어라든가, 세라의 등장으로 서먹해진 이들이 함께 차를 타고 가며 듣는 라디오에서 나온 사연이 하필이면 '바람 핀 남친'사연이다. 

특히, 라디오 장면은 웃음 도미노현상을 불러일으켰다. 라디오 안에서는 남친이 옛 여친을 만나 밤을 샜다는 사연이 나오고, 주파수를 바꾸면 노래 "바람났어~"가 흐르고 다시 바꾸면 문어다리 얘기가 나왔다. 시디를 틀면 '케세라세라'가 흐르고 당황해서 이것저것 눌렀더니 하필 '세라~세라~'가 반복해서 들리며 시청자들을 박장대소하게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떡방아, 달팽이, 장혁의 TJ 래퍼 시절 등으로 코믹 맛을 배가시켰던 이동윤 PD는 실제로 라디오 프로를 진행하는 정준영과 박경림의 목소리 카메오로 이번에도 깨알 장치를 놓치지 않았다. 정준영은 소문난 '장나라 바라기'로 유명하며 박경림은 장나라의 오랜 친구로 알려져 있어 더욱 웃음짓게 했다.

숙제처럼 풀지 못한 마음 속 응어리를 모두 털어낸 건과 미영의 달달한 로맨스도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보는 보는 내내 웃음을 자아냈다. 건은 세라(왕지원)에게 미영이 자신의 아내라는 사실을 고백했고, 미영은 건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 아이 때문에 결혼했다는 생각에서 비로소 벗어났다. 미영이 건에게 접근해 임신을 한 뒤 결혼을 했다는 주변의 수군거림에 건이 정면으로 맞서 "특별하지만 소중한 나의 사랑스런 아내 김미영씨"를 외치는 백마탄 왕자 같은 모습을 선보여 여심을 뒤흔들었다.

"우리 여기에서 달달하게 썸 한번 탈까요?"라는 건의 대사처럼 차 헤드라이트 켜놓고 휴대폰으로 음악을 틀고 강변에서 춤을 추고, 볼에 입을 맞추는 등 이날 두 사람의 러브라인은 달다 못해 녹아 내렸다. 하지만 미영이 다니엘(최진혁)에게 "그 사람이 잘해줄수록 겁이 나요. 그 사람이 잘해 줄수록 나를 위해 애써 줄수록 너무 두려웠어요. 내가 너무 많이 기대하게 될까 봐.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한다고 오해하게 될까 봐 약속한 그날에 그 사람 보내줄 수 없을까 봐"라고 얘기 하는 장면이 교차 편집되면서 달팽이 부부에게 또 어떤 시련이 닥칠지 다음 회를 궁금케 했다.

MBC 수목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 9회는 오는 31일 밤 10시 방송된다.

[사진=㈜넘버쓰리픽쳐스/페이지원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