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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차는 안전할까?"
GM 등 북미발(發) 리콜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국산‧수입차 리콜이 급증하면서 운전자들의 불안이 높아가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신차 주기가 짧아진데다, 과거처럼 차량 결함을 숨기지 않는 자발적 리콜이란 점에서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모든 문제를 리콜로 해결하려 한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값비싼 수입차의 결함까지 늘어나자 소비자들은 특히 품질관리가 허술하다는 불만도 적지 않다.
◇국산 작년대비 2배, 수입차 3배 리콜 급증
최근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이 잇따라 리콜했고, 기아차의 레이와 모닝 그리고 현대차의 투싼도 리콜 대상에 포함됐다.
국토교통부와 자동차안전연구원에 따르면 올들어 7월까지 국산 및 수입차업체들이 실시한 리콜은 총 102개 차종 36만874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4개 차종 17만7400대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가운데 국산차는 7개 차종 32만6898대로 전년동기의 11개 차종 16만3816대보다 약 2배 가량 증가했으며 특히, 수입차는 95개 차종 4만1846대로 전년 동기의 53개 차종 1만3584대보다 무려 3배 이상 늘어났다.
신차 리콜은 지난 2012년까지만 해도 연평균 20만대 수준에 머물렀으나 지난 2013년에는 103만7163대로 정부가 신차 리콜업무를 개시한 이후 처음으로 100만대를 넘어 섰으며 올해도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권고 리콜 늘면서 자발적 무상수리 증가
신차 리콜이 최근 들어 급증한 이유는 신차 결함 조사업무를 강화하고 있는 국토교통부가 산하 자동차안전연구원을 통해 미국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 등과의 정보 공조를 확대하면서, 국산 수입 신차 결함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안전연구원 관계자는 "국내외 자동차 메이커들이 부품이나 전장품을 함께 사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차량 결함 문제는 특정 업체만의 리콜 문제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자동차 업체들이 리콜을 리스크 축소와 브랜드 이미지 개선의 순기능으로 인식을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현대차나 한국지엠 등은 해당기관의 사전 조사를 통한 권고 리콜을 수용하고, 스스로 신고하는 자발적 리콜을 실시하고 있다.
수입차도 메르세데스 벤츠를 제외한 전 브랜드들이 올들어 한 두 번씩의 리콜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불만은 높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자동차 메이커들이 품질 개발기간을 단축하면서 우선 내놓고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보완하는 식의 관행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구석구석 성능시험을 충분히 하지 않고 서둘러 내놓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 품질을 높여라 업계 '사활'
자동차 업체들이 소비자 보호라는 긍정적 인식 전환으로 자발적 리콜에 나선다해도 연간 수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비용은 부담이다.
현대차는 세계적 품질평가기관인 미국 'J.D파워'의 잇딴 호평에도 불구하고 국내 공장과 해외 공장을 동시에 연결해 실시간으로 품질을 체크할 수 있는 글로벌 품질경영시스템(GQMS)을 가동중에 있다.
지난달 현대차 엑센트는 J.D.파워가 발표한 '2014년 상품성 만족도' 조사에서 일반브랜드 부문 중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지엠 역시 품질, 생산, 연구소, 정비 등의 주요 임원이 참석하는 임원 품질회의를 열며 품질경영에 주력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작업자 누구라도 결함이나 이상이 발견되면 즉시 라인을 멈추는 ‘라인스톱제’를 실시하고 있다.
쌍용차도 사내에 리콜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신차 개발단계에서부터 판매 후 사후 품질관리에 이르기까지 협조체제를 구축, 리콜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